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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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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나의 어머니의 명언3


BY 넙디기 2006-03-23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급히 나를 찾았다.

\"엄마!!엄마!!\"

\"왜? 조금있음 집에 갈꺼야!\"

\"엄~~마\"

\"왜?!\"

나는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조금만 참으라니깐?\"

\"엄마....미노가 다쳤어...우아앙.....\"

나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6살 작은 아이 미노는  나이에 맞지않게 다부지고,

스스로 잘 챙기는 아이인데...

\"왜? 어디다친거야?\"

나는 다그치듯 물었다.

\"넘어졌는데...피났어...훌쩍.\"

큰아이 주노는 동생이 다친것이 자기탓인양,

수화기 저 편에서 한참을 훌쩍이고 있었다.

\"괜찮아...엄마 지금 집에가서 미노 약 발라줄테니깐,

울지말고 있어..\"

\"엄마..빨리와?\"

\"알았어...\"

.......................................

국민학교3학년때인가....

그해여름...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하여,어린동생을 돌보아야만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어, 이제막 2살된 어린 아기를 업고서

나보다 2살어린 여동생과 7살 아래 3살박이 어린동생손을 잡고

동네 어귀를 나섰다.

울 동네 하나있는 가게집앞에 작은 또랑이 하나 있었다.

양수기에서 퍼올라온 물이 논으로 가기위한 작은 물길이였지만,

어린우리들에겐 세상어느곳에서도 볼수없는 수영장이었던 것이다.

동생을 업고있는 등줄기 에서 땀이 흐르고, 그 작던 아기도

더운지 계속 보채기만 했다.

발이라도 담궈야지...하며,고개를 숙인순간

등에있어야할 아기가 또랑으로 곤두박질 치는것이 아닌가.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더위도 잊어버리고

우는 아기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날저녁 어머닌 늦으막히 들어오셨다.

난 그저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동네분들에게 이미 내막을 들으신 어머닌

아무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그때까지 울다가 지치면 잠이들고 또다시 깨어나면

울기만 하는 아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셨다.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오신 어머니...

아기는 어머니의 품에서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아기는 어깨에서 팔이 탈골된상태였고,

어머닌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서 울산에서 경주까지

그 밤에 동네분에게 부탁을해서 같이 갔다 오셨다고 한다.

(그 당시는 택시도 얼마없었을뿐 아니라,우리집엔 택시비조차 없었다.)

새벽에 들어오신 어머닌 자고 있는척 하는 내 옆에 앉아서

날 토닥여 주셨다.

\'많이 놀랐제!그래두 엄마한테 말 안한기는 잘못한기다.

니가 말 안하고 아무도 엄마한테 얘기안해주몬,

엄마는 아무것도 모린다 아이가....

무슨일이 있어도 혼자하는거보다 같이하는기 좋은거다.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혼자만 생각하지말고

울딸래미...뭔일이 있어도,

엄마하고 같이 생각하고 말도하고  결정도 내리자 알았째.\'

어머닌 한 숨도 주무시지 못하고 그날새벽 일 나가시는

아버지를 위해 주방으로 향하셨다.

.

.집으로 들어섰더니,

큰아들놈 동생을 재워놓았다.

\"엄마!미노가 자꾸울었어 그래서 내가 재웠어.\"

\"깨워야지..약도 바르고,밥도 먹어야지...\"

\"안돼!!내가 힘들게 재웠단 말야...\"

다행히 작은아이의 상처는 그리 크지 않았다.

막무가내로 동생을 보호하려고만 하는

큰 아들놈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측은함에 눈물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