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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후기


BY 은하수 2006-03-20

고등학교 졸업한지 무려 21년만에 네 여학생이 모였다.

 

그 사이에 변한 것은?

키(조금은 크더라.)

몸매

체중

얼굴에 탄력, 잡티

잔주름

직업, 이력

딸린 식구

옷차림

사는 지역

노는 물

약간의 심리적 안정감

 

그 사이에 안 변한 것은?

성격- 그간에 세월로 쌓은 연륜으로 인해 세련되게 포장할 줄 알고 다소의 여유로움을

        갖추지만 어디 안 간다.

표정- 잔주름과 잡티 사이에 지문처럼 드러나는 자신만의 인상.

친근감- 그렇게 오랜만에 봐도 전혀 서먹하거나 낯설지 않고 엊그제 헤어졌던 것 같은

            착각마저 들어 다만 유수같이 흘러간 세월에 경악을 금치 못할 따름.

심리적 긴장구도- 엊그제 헤어졌다 만난 듯 그 당시의 관계가 계속 이어져가는 착각.

            여기에 누구하나 자신의 개성을 지나치게 들어낸다면 또는 잘난 척 한다면 더

            분명해진다.

 

우리는

세월을 용감하게 거슬러 만나서

무심한 세월의 잔인함을 서로 확인하고

세월이 그리 길지 않더라고 너무 허무하게 흘러갔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고서

헤어진 후

다시 자신만의 세월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

 

우리를 갈라놓았던 세월의 깊이를 가늠해 보았읍니다.

이미 흘러간 세월에다 대고 소리소리 질러 본들 부질없겠지요만.

가슴에 얹혀 있던 돌맹이 하나 흐르는 시간의 강물 속에 힘껏 던지고

돌아왔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