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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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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독남


BY 아리영 2006-03-14

  한달후면 군대간 아들녀석이 제대하고 돌아온다.

그녀석은 고등학교 입학한 해  우리의 안방을 차지해 버렸다.

당근 우린 작은방을 하나씩 차지하곤 각방을 쓸 수 밖엔.

그런 아들녀석은 군대가면서 선심쓰듯 아빠에게 안방을 내주고 갔다.

모처럼 그래도 젤 큰방에 29인치 TV를 혼자 독차지 하고 좋아라 하더니 그나마 작년 여름엔 이모부라 부르는 두 공주들에게 졸지에 안방을 다시 내주고 말았다.

\'이수-욱 다녀오세요.~~~ ㅎㅎㅎ\'

 

어쩌랴.

아들녀석은 논산훈련소에서 찍찍 울먹이며 엄마를 제대로 못 부르고.

둘만 남은 저녁엔 챙겨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데도 별 의미가 없을만큼 맘이 덤벙댔었다.

 

 전공이 안맞아 휴학하고 들랑거리는 조카아이에게 작은방을 하나 내어주고 곁에 둔다는게 그만 작은 아파트에 둘씩이나 데리고 있다가 이번에 원룸을  얻어 두공주를 내보냈다.

무리가 가도 작은 월세 아파트를 얻어야 하지 않을까,

원룸은 저 콩같이 작은 여자애들에게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단독주택도 위험해.

반지하는 여름에 나쁠거야  숨막히면 어째.

이상한 원룸주인이 기분 나빠. 등등

중고 세탁기와 냉장고를 구입해서 들여주고 소소한것들을 챙겨주고 돌아오는 저녁이 또 썰렁해온다.

삼겹살에 소주몇잔 먹고 눈발이 날리는 골목길을 걸어 공주들에게 들르니 저녁을 먹고 있다.

즈이엄마가 보낸 장조림을 한입 맛보다가 어찌나 짜던지 이게 뭐냐고 했더니 금방 전화를 해서 이른다.

\' 엄마! 장조림에 물을 전혀 안넣었지? 이모가 그런디 독약같대.\' 낄낄낄

니들이 밥해먹고 사니 재미있지?

자유스러워 좋긴하지만  그만큼 댓가도 따르는거란다.

 

 카운트 다운!

큰방을 다시 차지한 남편은 재떨이에 꽁초가 수북하고.

어쩌나 아들녀석 오면 방안에서 담배냄새 가득해서.

남편에게 다짐을 준다.

\' 아들오면 삼겹살좀 어지간히 먹여요잉. 모처럼 군대가서 날씬하게 살 빠져오는데 다시 살찔까 걱정이요.\'

\'그녀석이 괜히 살빠진 줄 아요? 군대밥 입에 안맞아 그런거란 말이요.\'

남편 비만. 아들 과체중 . 합이 160kg 초과.

쌀 두가마가 걸어다니니 오죽이나 쿵쿵 대랴싶어 아랫층이 조심스러웠었다.

 

 우리아들 이제 한달후면 현역복무 끝내고 돌아와요.

무녀독남이지만  건강하고 용감하게 군대보냈어요.

이년동안 아주 착하게 부모걱정 안시키고 용돈 아껴쓰는 효자랍니다.

술 담배 전혀 안하구요.

여즉 여자친구하나 없어요.

이게 자랑은 못되지만 아들의 여자땜에 겪는 갈등과 질투는 아직 모른답니다.

아들! 빨리 와라.

하나있는 아들 한끼니도 안 챙겨주려 햐냐고 맨날 궁시렁대며 짜장면 불러먹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따라 네가 더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