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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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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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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3-03

가는 겨울이 진땅 심술을 부리고 가는 봄날

날짜로는 봄 이지만 아직은 겨울 옷이 더 그립고 따스함이 좋은 날씨에 옥이가 방을 보러 다닌다

아직도 그 구로구 가리봉 동을 떠나지 못하고 그동네서 월세을 찾아본다

결혼폐물 로 받은 금 가락지 3돈

그걸 신랑과 둘이만 알고 팔아 방을 보증금 20의 월 5만원을 얻어 빠듯하게 알뜰히 산지 1년

옥이가 이제 방을 늘려 가볼 참이다

배는 이미 불러 남산만하데 방 보러 다니는 옥이 맘은 그저 날아갈듯 하다

\"오늘은 어디로 갈거야? 배 불러서 힘든데 멀리 가지마 그리고 멀리 가면 아는사람도 없을테니 알았지? 조심하고 밥 꼬박 챙겨 먹고 응?\"

신랑이 옥이 얼굴을 보며 연신 밥을 씹으며 말도 잘한다

옥이 얼굴은 이미 숫 처녀 봄 이다

\'응 알았어 걱정마 나두 이제 서울 색시 다 됐다 머 언제까지나 순진한 처녀 강원도 인줄 아나본다 우습게 보지 말라고 나두 이제 약았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구 그래 그래서 해만 떨어짐 나가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같이 가야 볼일보고 내가 늦게 오면 죽어라 참구?\"
\"그거야 머 어두우니까 그렇지 그런걸로 순하고 약고 따지는거 아냐 \"
옥이가 눈이 커다랗게 뜨고 입을 삐죽 내민다

\"오늘도 몸 조심하고 알았지 ? \"
\"응\"

\"아가야 아빠 갔다 올께 엄마 잘 바라 엄마 아프게 하지말고 오늘도 엄마 뱃속에서 편히 지내다 저녁에 아빠랑 보자 이놈아\"
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

둘다 웃는다

경쾌하게 신랑이 부서진 대문을 빠져 나간다

옥이가 얼른 치우고 방을 보러 갈 맘에 손이 빨라진다

오늘은 바로 윗 동네 할아버지 문간방을 가볼 참이다

할아버지는 그동네 유지다

옛날에 땅 부자였는데 갑자기 공단이 들어서면서 벼락 부자가 됐단다

근데도 얼마나 알뜰한지 짧은 거리는걸어 다니시고 밥은 꼭 집에서 드시고 여기저기 월세 받는 날은 잊지 않으시고 몸소 다니신다는소문이다

젊은 사람이야 싫고 짜증도 난다고 하지만 옥이는 잘해서 싸게 얻어 몇년 살 참이다

\'할아버지 ~~~\"
\"뉘야 들어와 안들려\"
\"네\"
\"안녕 하세요  방이 났다고 해서 왔는데요\"
\"그래\'

\"어디 사는고 ?\"
\"네 저 밑에 슈퍼 뒷집요\"
\'아 ㅇㅇ 가네 집?\"
\"네\"
\"우리 방 난거 누가 말했누?\"

\'제가 기간이 다 되서 나가려고 여기저기 말을 했더니 동네 사람들이 가보라고해서요\"
\"그래 식구는 그리고 신랑은?\"
\"식구는 아직은 둘이구요 신랑은 직장 다니는데요?\"
\'음 ..... 깨끗하게 살아야지 그리고 그 방은 와서 살다 항상 집을 사갖고 가는 방이니까 보고 맘에 들면 알뜰히 살다 집 장만 해 갓고 이사을 가 \"
\"ㅎㅎㅎㅎ 네 할아버지 \"
\"언제 올건데 도배는 자네들이 해 내 돈은 줄테니 알아서 그리고 연탄불 조심하고 \"
\"네\"

옥이가 인사를 하고 나온다

나오는 길에 그 방을 살펴본다

고가집이라 큰 대문을 들어서서 왼쪽으로 다시 쪽문을 열고 들어가면 부엌으로 들어가서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방이 길고 앞 마당으로 미닫이 방문도 있다

부엌은 부뚜막도 없이 고작 벽에 나무 찬장 하나만 덩그머니 못에 걸려있고 부엌바닥은 세멘으로 중간에 하수구가 있다

쥐똥도 여기저기 쌓여 있다

하지만 어떠랴  아무렇지 않게 옥이가 시선을 다른데 옮긴다

길기만 길지 폭이 좁아서 옥이가 맘대로 휙~휙~ 돌아다닐정도는 아니다

먼저 살던 부엌도 좁긴 마찬가지니 아마도 옥이는 이미 몸에 베어 있을것이다

그래도 따로 작지만 마당이 있으니 거기다 빨래줄을 매어서 애기 가 태어나면 기저귀 빨아 널면 되겠다 생각한다

마당도 썩은 나무와 기와 지붕 깨진거 쓰레기 낙엽 연탄재 ,,,,등등 여러가지가 모아져 있다

(저걸 언제 다 치우지 후~~힘 들겟다 주인이 치워야 하는거 아닌가 .....그러다 귀찮다고 방 안준다고 하면 안되니까 내가 치워야 겠다 )

옥이가 생각을 하고 뒤를 돌아  쪽문을 열고 다시 닫고  그리고 총총 걸음으로 나가 대문을 나선다

뒤를 돌아보며 웃는다

비록 내 집은 아니지만 이렇게 큰 집에 살면서 들어가고 나오고 하면 기분이 좋을것 같다

\'아니 새댁 어디 갔다와 방은 얻었어?\"
\"네 이 할아버지네 집으로 갈거예요\"
\'오 잘 됬네 가깝고 이사하기 힘든데 근데 그 할아버지 대단해 허긴 새댁도 남다르니 별일이야 있겠어 하지만 노인네 니까 새댁이 조심해 알았지?\"
\"네 그래도 드나드는 문이 달라서 좋던데요 멀 안집서도 모르고 \"
\"그래 잘 됐다\"
옥이가 웃으며 인사를 가볍게 하고 지나간다

집에 오니 청소도 하기싫다

이제 얼마 있으면 이사할 집이라 치우기가 싫어 졌다

(하루에 하나씩 깨끗이 씻어서 짐을 싸야 겠다)

옥이가 이사갈 집을 마음에 꼭 드나부다

멀부터 쌀까 어디다 놓을까 거기 가면 저걸 꺼내 걸어야지 저것도 내나야지 집이 좁아 다락위에 올려 놨던 그릇들과 요모저모 아기자기 한 것들을 다 생각해 낸다

방문도 크고 창문도 있으니 거기다 커텐도 할까 무엌 유리창엔 다 비치니까 안 보이는 비니루 를 사다 붙여야 겠다

농을 방이 기니까 저쪽 벽쪽에 붙이면 방이 좀짧아 보이니까 그렇게 놓고 서랍장도 그 옆에 놓고 ㅎㅎㅎㅎㅎ 테레비는 안쓰는 방문 옆에다 놔야 겠다 그러면 한쪽 방문만 열고 다녀도 되니까  그릇을 다 내 놓으면 찬장이 모자라니까 겹쳐 놓을까 돈도 없는데 아니면 좀 큰걸로 사서 다 놓을까 이불도 빨아서 가져 가야지  형광등도 닦아서 가져 가야 겠다

옥이가 이것 저것 하얀 종이 위에 볼펜으로 방 그림을 그리면서 나름대로 한 나절를 이사갈 방의 배치도를 그리면서 보낸다

칠보 임신복에 두꺼운 양말을 신고 고무 슬리퍼을 신은 옥이가 신이 났다

그도 그럴것이

곗돈을 타서 방을 늘려 이사를 가니 얼마나 좋은가

집을 사서 가도 이런 옥이 맘이나 따라 갈까

봄은 아직도 멀리서 바람만 부는데 옥이 맘은 벌써 봄 꽃으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