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생기면 용감 해 진다. 이 말을 들은 순간부터 일을 행할때 용감 이란 단
어를 생각해 본다. 평소 자연스런 일인데도, 목적의식 때문에 용감해 지는건가?
라고 다소 과장섞인 질문을 혼자 한다.
영화를 보고 싶었다. 같이 갈 사람을 찾아 보았는데, 마땅한 이가 없었다. 시간
이 없다는 이와, 영화적 취향이 틀려서 보고 싶지 않다는 이, 두 부류로 나누어
졌다. 난 시간도 있고, 취향에 맞는 영화도 개봉했으니 볼 수 있는 길은 혼자 가
야 하는 결론이 나왔다. 목적을 향해 용기를 내야 한다. 왜 영화관 갈땐 혼자가
어색할까? 그건 한번도 시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개봉관이 많이 생
겼기에 가장 가까운 영화관을 찾는것도 어렵지 않다. 내가 사는 곳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만 가면 근사한 영화관엘 갈 수 있다. 인터넷에서 한 장의 영화표를 예
매했다. 외출 할 옷을 골라 입고, 화장 곱게 하고 마치 보고싶던 사람과 만날 약
속을 하듯 시간에 맞추어 나갔다. 영화 상영 30분 전에 영화관엘 도착했다. 혼자
서 아무렇치 않게 인터넷 예매를 출력할 수 있는 티켓 박스를 찾아 걸어갔다. 기
계 앞에서니 약간의 긴장감이 돈다. 처음 하는 일이라 기계 작동을 잘 할 수 있
을까 하는 걱정이였는데, 다행히 화면에 나타나는 작동 순서대로 따라하니 어려
운 일은 아니였다. 기계가 토해 내는 한 장의 표를 꺼내서, 이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는 일만 하면 되는데,아직 상영시간이 남아 있어 안으로 들어 갈 수는 없
다. 혼자서 남아 있는 시간을 어찌 보낼까가 관건이 되었다. 매표소 근처의 카페
안에서 기다려 볼까?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을, 혼자 앉아 차 마시는일도 어색한거
같다. 먼저 화장실 부터 들렀다. 아주 느긋하게, 거울을 보며 화장도 고치고, 손
도 깨끗이 씻어본다. 그리고 다음에 개봉할 영화 정보지를 훝어 본다. 광고판도
쳐다 보았다. 그래도 시간은 더디 간다. 드디어 전광판에 내가 볼 영화명이 나오
면서, 입장을 해도 좋다는 지시의 불이 반짝인다. 평일 낮인데도 불구 하고 대부
분 두서너 명씩 짝을 지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좀 더 기다렸다가 줄지
어 선 사람들이 먼저 들어간 뒤에야 입장을 했다. 내가 예매한 좌석은 무대 중앙
맨 뒤 통로쪽으로 끊은것이라 사람들의 눈을 덜 의식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어서 영화 상영하기만을 기다렸다. 몇편의 광고용 화면이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
지고, 드디어 본 영화가 시작된다. 이제 무대 화면만 집중해서 영화속으로 빠져
들기만 하면 된다.
내가 혼자 본 영화의 제목은 \'사랑을 놓치다\'이다. 주연 배우는 송윤아 와 설경
구, 사랑에 관한 내용의 잔잔한 영화다. 누구나 영화적 취향이 있다. 조금은 지
루할 수 있는 드라마 류의 내용이 나는 좋은데, 내 주변 사람들은 아닌듯 해서
매번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지나쳐 왔다. 이젠 혼자서 라도 가끔 영화관을 찾아
내 취향의 영화를 감상 하리란 생각을 해본다. 용기내, 처음 혼자 영화관을 찾아
잘 감상하는 경험을 했으니, 앞으론 익숙해 지는 일만 남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