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벙어리와 봉사가 된 심정으로 눈을 감아서 가까운 물체를 찾아보기도 하고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하는 시늉을 해 본다. 손녀의 손짓 발짓으로 하는 말 배우기는
알아듣지를 못해 답답해 하는 그 심정을 맞받아서 엉뚱한 소리로 답하니 말을 알아
듣는 손녀는 아니라고 목청껏 울어 댄다.
지금 나는 또 컴에 무슨 이상이 생겼는지 나의 글은 올라가는데 답글의 감상문은 꼼짝을
않는다. 벙어리와 장님의 심정이다. 알골 선생님의 가르침도 효과가 없다.
두 늙은이가 컴으로 무턱대고 자판기를 쳐 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다.
아컴가족의 답글을 못쓰니 그것도 스트레스다.
가끔은 벙어리와 장님의 불편함을 컴을 통해 심정을 헤아린다.
내 손녀는 힘든 세상을 이겨나가려고 무작정 지꺼려댄다.
언젠가는 달성할 자기의 의사소통을 세상 사람과 함께 하려고
나도 이렇게 구원병이 나타나 주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