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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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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수술


BY 들풀향기 2006-01-08

 

얼마 안 있으면 남편이 수술을 한다

발 뒤꿈치의 뼈가 산산 조각난지 어언 1년 하고도 2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 다쳤을때의 감정과 수술후 감정의 변화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제활 치료기를 거치는 수많은 시간들을 인내와 싸우며 함께 고락했던

남편과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밀려와 한편의 영화의 필름처럼 다가온다

남편은 나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지켜본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크나큰 짐이란걸 알고 있을는지 모르겠다

어깨도 뻐근하고 머리도 찌릿찌릿 아파오고 가슴은 답답한게 맘은 온통 심한

자유를 얻어 방랑이라도 하고픈 심정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하지만 남편은 나와 붙어 있는 시간에 나쁜 면도 보여주었지만 좋은 점을 더 많이 보여주려

노력했던 사람인 것 같다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항상 나에게 의지하는 남편이 얄밉고 서운했지만 그래도

나에게 응석을 부리는 것이 참으로 안심이 되어간다

나에게 남편은 항상 불리한상대요 나의 심술과 가진 더러운 성격을 받아주는 유일한

남자인 것 같다

내 스스로 호인이라고 느끼고 성격이 좋다고 생각하면 40평생을 살았는데

알고보니 내 성격은 다열질에다 참 더러운 신경질적인 아내였던 것 같다

조금이라고 남편에게 너그럽지 못하고 따지고 이기려고 하고 참으로 이기적인 아내였다

그런데도 그 성질 다 받아주고 눈치보며 설거지며 이브자리며 나의 부족한 여러면을

챙기는 남편이 참으로 고마운데 이제는 그런 생활 습관들이 관습이 되어 나를 뜯어고치고

반성하고 미안하다고 애교있게 말하는게 어색한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아이들에겐 마냥 권위적이고 파쇼적이전 아빠가 이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려한다

끝없는 나의 잔소리와 또는 잔잔한 대화 ....가끔은 대화 하다 사우지만.....그런

조그만 노력끝에 남편은 점차 아이들과도 잘 커뮤니케이션이 되어가는 아빠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자신의 다리가 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꺾이지 않는 강인함을 보여주려 무던히도 노력하는 착하고 좋은 남편인 것 같다

주말이면 내 성격 맞추냐고 영화관을 전전 긍긍하고 아이들의 프로를 뀌차는 남편

참 맘에든다

지난번 영화 태풍을 보면서도 이런 시간을 좀더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남편

아이들과 해리포터와 나니아연대기를 연거프 보여주며 자신이 어릴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며 환타지에 빠지는 시간이 즐겁다 한다

오늘의 산행또한 자신의 맘을 가다듬고자 하는것이라는 것이 맘이 아프다

몇칠있음 다리에 밖힌 핀을 뽑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운동양이 적어서 힘들다고 하는 의사에 말에 내심 신경이 쓰이나보다

날씨도 춥고 방학이라 연이은 늦잠에 잦은 외출로 몸살이 날 지경인데

남편의 호의를 무시하면 업 되었던 집안 분위기가 다운 될것같아

아이들을 부추겨 집 근처에있는 천마산에 올랐다

집에서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들처럼 이끌려 나왔지만 막상 산에 오르니 가슴이 뻥뚤리는 것이 참으로 상쾌해 감기도 무시하고 차갑고 투명한 겨울바람을 마구마구 마셨다

군데군데 쌓인 눈과 계곡에 얼어붙은 얼음들이 우리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컵라면 사주고 pc방 1시간 허용한다는 조건아래 산행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든 것 같다

어디를 가든 조건이 붙으니 이를 어쩐담????????

자식을 위해 놀이공원가도 조건 영화를 보러가도 조건 옷을 사러가도 조건

하다못해 학습지 하는것, 책한권 읽는것, 밥먹는 것 까지 간혹간혹 조건을 붙인다

나쁜놈들아 어쩌구 저쩌구 잔소리를 하지만 조건의 버릇은 내가 만들어낸 것 같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구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우니

이를 어쩐담?????

웃어야지 자꾸 웃어야지.......재미있게 웃으며 살아야지

그리고 남편의 수술이 잘되길 기도 해 본다

신경질좀 적게 부리고 다정다감한 엄마 다정한 아내로 변신좀하게 해 달라고

요즘 거울을 보면 하도 짜증을 내서 내 얼굴속에 또 하나의 감춰진 악마같은 얼굴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  겁이덜꺽나니 악마가 사라지게 해 달라고.....

글구 우리 아이들 조건없어도 할일들 잘하고 살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