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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울엄마..번호키 비밀번호가 탄로날까봐서..


BY 오솔길로 2005-12-14

울엄마(아직도 그냥 울엄마라고 부르고 싶다.. 엄마한텐 언제나 난 애니까)

 

요즈음 병원 치료 때문에 서울 아들네 가서 살고 있다..

산골동네에서 평생 농사일만 했던 울엄마.

아들땜에 서울 살이도 해본다..

 

간단한 수술후에 치료를 받는 기간이 좀 길어져서 바로 내려 오지도

못하고, 그냥 저냥 지내면서 머물고 있던 어느날,,

 

습관이 안되어 잠깐 밖에 나간다고 열쇠를 안가지고 덜렁 밖으로

나갔는데 스르륵... 번호키가 저절로 잠겨 버렸다..

 

평생 문단속이란걸 모르고 사셨는데  일일이 열쇠 챙기고 다니는것도

보통일은 아니었으리라..

 

아유,, 이걸 어쩌나,,

혼자서 복도를 왔다갔다하다가, 아래위를 오르내리면서 고민하고 있으려니

아래층에 사는 새댁이 울엄마를 보고  왜그러고 계시냐고 물었다..

 

열쇠를 안가지고 나와서 문이 잠겼다고 하니  자기집에 들어가서 아들에게

전화하라고 했다.

날씨도 춥던터에 반가워서 생전 처음보는 그 새댁 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몸좀 녹이고 차한잔 얻어마시고는 동생에게 전화를 하기는 했는데

비밀번호를 기억하여 윗층으로 올라가 그번호로 열고 들어가기에는

무리였었나보다..

 

그러면 새댁에게 부탁해서 비밀번호를 적어서 열어달라고 하면 되는데

순진한 울 엄마..그러면 비밀번호가 탄로나지 않냐??

나땜에... 그건 절대로 안된다.. 그냥 니들 올때까지 기다리마...

하면서 전화를 탁! 끊어버렸다...

 

할수없이 남동생이 다시 새댁에게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를 알려준 후에

집으로 들어갈수 있었고,  저녁에 퇴근후에 엄마 보는데서 비밀번호를

바꾼후에야  안심을 시킬수 있었다고 한다..

 

할마시.. 아들집에 금뎅이를 숨기놨나??

 

오늘 소심한 울엄마땜에 엄청 웃었다.. 엄마 웃어서 미안해..그래도 우스운걸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