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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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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숙고


BY 올리비아 2005-12-09

날이면 날마다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는
우리집 테레비전 나이가 올해로 벌써 13년.

 

드디어 노후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다.

 

화면 위에 써있는 글씨는 위로 휙 올라가서는
당최 글자를 읽을 수가 없고
화면 아래 부분은 새까맣게 나온다.

 

그래도 당장 의식주에 지장이 없는지라..그..냥..봤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노후된 티브는 혼자의 힘으론 감당할 수 없었던지
티브속 사람들을 모두 사등신으로 싸그리 구조조정에 나섰다.

 

팔등신 미녀도 사정은 마찬가지..
짜리몽땅 장난감 레고인형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슬픈 드라마를 보면
조용필의 유행가 가사처럼
웃.고.있어도.. 눈.물이.. 났다..^,ㅜ;

 

그나저나 이번 기회에 티브를 새로 장만해?... 말어!..

 

요상하게 일그러진 화면을 보자니 답답하여
어느 날  전자제품 가게를 찾아가니

화면속 사람들이 튀어 나올 것같은
대형 티브들이 매장에 즐비하다.

 

화면속 박지성이 내게 공을 찰 거같은 입체감..캬~
화면속 원빈이 군대가면서 내게 얼마면 되냐고

프로포즈할거 같은 리얼리즘..캬~

 

하지만 그들을 수용?하기엔 내가 힘에 너무 벅찼다..-.-*

 

그리고 뭐가 그리 복잡한건지..
일체형이 어떻고 분리형이 어떻고
PDP가 어떻고 LCD가 어떻고..
하루가 멀다하고 떨어지는 LCD값.

 

모든 전자 제품은 일찍 사면 후회다.
이게 나의 고정관념이다.

 

이번에 장만하면 마지막이다.
심.사.숙.고.심.사.숙.고..고..고..고..

 

그러다 결국 집으로.. 고..했다.
 
비싼 가격에 선뜻 결정짓지 못한채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한지..어언 5개월..

 

역시나 가격이 조금 내리긴 내렸다..아쨔!ㅋ
그래..좀더.. 기다려보자구..

더 싸~~질~~때 까지..ㅡ,ㅡ;;

 

그런데 요즘 티브가 그 강도를 더해간다.
이제는 티브 속 사람의 상체가 얼마나
길~게 나오는지 마치 화성에서 온 외계인같다..

 

아무리 이쁜 여자가 나와도
아무리 멋진 남자가 나와도 숏다리에 난장이니

그순간 미의 기준은 바로 우리집 식구다..푸핫^^*

하지만 혼자 착각하고 사는 것도 어느 정도지..-,-;
이젠 지친다 지쳐..

 

그러던 어제..티브 뉴스에서 연말이라
전자제품 특별세일을 한다고 마구마구 떠드는데

 

순간.. 눈과 귀가 혹해진다.

 

이번기회에 사?.. 아님.. 좀 더 기다려??

 

한참을 망설이다 망설이다
드디어 마음의 결정을 짓고..

 

A전자회사로 위풍당당하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AS센타죠? 우리집 테레비좀 고챠주세욥~!! 12년이나 넘었는데 고챠질까엽?\"

 

ㅎㅎㅎ그려!
갈때까지 한번 가보는겨! 아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