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간다고 나섰는데
저 앞에서 청년과 그보다는 나이들어 보이는 여인과
개 한마리가 좁은길을 막고서서 뭔가 시비를 하고 있다
왠 개가 그리 큰지..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개인양
겁이 더럭 난다
아~ 가까이 가니
큰개답게 엄청 큰 응가 네 덩어리가 놓여있고
청년은 휴대번호를 달라고 하고
여인은 왜 그거나 치우지 남의 번호를 달라고 하느냐..
청년은 지금은 치울걸 갖지 않았으니
가지고 와서 깨끗이 치우고 확인하라고 전화하겠으니
번호를 달랜다 험악한 말도 쓴다 억지를 쓰는군...핑계를 내는게 내 맘에 안든다
여인은 그 사이에 누가 밟으면 어떡하냐고 치우고 가라고 하고
실제로 그러고 있는 사이 지나가는 사람이 밟을뻔하여
셋이 다 움찔했다 그래도 그 청년은 여전히 번호를 채근한다
감 잡았다 응가 한 걸 그냥 두고 가려니 여인이 치우라 했고
청년은 네가 뭔데 그러냐 싸우다가 내가 옆에 서 있으니
좀 누구러져 있는 상태인게다
이래도 되는건가? 세상은 참 무섭다
평소 내 성격에 혼자 그런 일을 만나면 난 그 청년 얼굴을 한번 힐끗 홀기고 그냥간다
난 말 주변도 없고 용기도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면 그냥 지나가지는 않는다
딱 내 주재는 그걸 아는데 까지다 ㅎㅎ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힘이 여인에게 실릴거다... 그래서 옆에 가만히 서 있는다
결론나지 않는 시비는 계속 되고
듣다가 청년에게 말한다
프라타나스 나뭇잎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저 잎사귀 몇개 줏어서 싸서 버리기라도 해야지
그냥 가면 안되지 않나요?
개를 끌고 나올땐 준비하지 않은 댁이 잘못인것 같은데...
청년은 이제야 생각난듯이 얼른 정리하고 한마디 한다
이 생각을 못했다고..
무작정 치우고 가라고 한 여인이 잘못된양 또 한마디 한다
허~참 세상에...
나와 여인은 눈만 마주치고 멀어져간다
용기가 필요한일에 난 용기를 못 내는데 해야할 일을 꼭 할 그녀에게
미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