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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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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필요한 일


BY 꽃영 2005-12-09

시장간다고 나섰는데

저 앞에서 청년과 그보다는 나이들어 보이는 여인과

개 한마리가 좁은길을 막고서서 뭔가 시비를 하고 있다

왠 개가 그리 큰지..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개인양

겁이 더럭 난다

 

 

아~ 가까이 가니

큰개답게 엄청 큰 응가 네 덩어리가 놓여있고

청년은 휴대번호를 달라고 하고

여인은 왜 그거나 치우지 남의 번호를 달라고 하느냐..

청년은 지금은  치울걸 갖지 않았으니

가지고 와서 깨끗이 치우고 확인하라고 전화하겠으니

번호를 달랜다 험악한 말도 쓴다 억지를 쓰는군...핑계를 내는게 내 맘에 안든다

여인은 그 사이에 누가 밟으면 어떡하냐고 치우고 가라고 하고

실제로 그러고 있는 사이 지나가는 사람이 밟을뻔하여

셋이 다 움찔했다 그래도 그 청년은 여전히 번호를 채근한다

감 잡았다  응가 한 걸 그냥 두고 가려니 여인이 치우라 했고

청년은 네가 뭔데 그러냐 싸우다가 내가 옆에 서 있으니

좀 누구러져 있는 상태인게다

이래도 되는건가? 세상은 참 무섭다

 

평소 내 성격에  혼자 그런 일을 만나면 난 그 청년 얼굴을 한번 힐끗 홀기고 그냥간다

난 말 주변도 없고 용기도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면 그냥 지나가지는 않는다

딱 내 주재는 그걸 아는데 까지다 ㅎㅎ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힘이 여인에게 실릴거다...  그래서 옆에 가만히 서 있는다

 

결론나지 않는 시비는 계속 되고

듣다가 청년에게 말한다

프라타나스 나뭇잎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저 잎사귀 몇개 줏어서 싸서 버리기라도 해야지

그냥 가면 안되지 않나요?

개를 끌고 나올땐 준비하지 않은 댁이 잘못인것 같은데...

청년은 이제야 생각난듯이 얼른 정리하고 한마디 한다

 이 생각을 못했다고..

무작정 치우고 가라고 한 여인이 잘못된양 또 한마디 한다

허~참 세상에...

나와 여인은 눈만 마주치고 멀어져간다

용기가 필요한일에 난 용기를 못 내는데  해야할 일을 꼭 할 그녀에게

미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