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이 동네에 올때에는 도랑이 있었다.
맑은물이 잘잘 흐르고 뽀족한 돌들이 이리저리 쳐박혀 있고 넓적한 돌들도 이쪽 저쪽에서 가운데 물을 사이에두고 아마 일부려 그래 두었던것같다 빨래 하기 딱 좋은 돌맹이다.
도랑에서 신발을 들고 물고동인지 가재인지를 모르겠지만 냇물에 발을 담그고 놀고 있던 조카가 (지금은 두아이 엄마) 외출했다 돌아 오는나를보고 =외숙모 = 부르면서 환하게 웃는모습으로 들고 있던 신발을 내게 보여주는 시늉을 하는데 아마 그 신발속에 무언가가 있지 않았나 쉽다,물고동 정도인지 ..아니면 피래미 새끼라도 있었지 않나 싶다.
그때만 해도 이 소도시엔 아파트가 많지않았다 ,그저 조용하고 깨끗하기만 하든 도시 였으며 일년에 한차례씩 벗꽃이 필때쯤이면 심하게 도시 전체가 몸살을 않고 했었다.조금씩 세월이 흐르고 하면서 지금은 이 도시에도 아파트가 우후 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그러다 보니 그 맑고 깨끗하던 도랑물은 간데 없고 여기 저기 하수구에서 쏟아내는 더러운 물들이도랑으로 흘려들어 그 옛날 아이들이 신발벗고 도랑물에 발담그고 고동잡던 그런 냇물은 아니다.
지금은 아예 도랑위를 막아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집이 없어도 차는있어야 한다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고보니 가구수 보다 어쩌면 자동차 수가 더많지않을까싶다.아파트가 많이 생기지않을때는 세를 줄수있는집을 가진 사람들은 부자였는데 지금은 아파트에 밀려 세를놓기도 힘들다.
우리집도 안방도 작은방도 미닫이 문이었다.근데 이 미닫이 문이 사람 신경쓰이게 하더라.
우리가 사용하는방과 막내 시누이와 딸아이가 사용하는방 사이에 미닫이 문이었는데.
그렇자나도 다큰 처녀가 있는지라 꽤나 신경쓰는데 ,어느날 시누이가 그런다
=언니야 오빠 코 고는소리가 들리더라=
그말을 듣고는 벽돌로 아예 벽을 만들어버렸다.
그러다 시대에 부응하여 미닫이문을 뜯어내고 도어로 손잡이 있는 문고리로바꾸었다 이층도 올렸다.이층을 올리고보니 세를주고있는데.아파트가 많이 생기기 전에는 쉽게세를 놓았는데 지금은 아파트 때문에 힘들다,세를 놓을 집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걱정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세를 살아도 넓고 좋은집만 원한다.살림살이도 꽤 많이 준비하는것같다.
이층에 살고 있는 새댁네가 남편이 다른곳으로 발령을 받아서 이사를가야한다.
그래서 광고지에 내려면 몟만원을 주야하기때문에 이층방 세놓습니다 하고 프린트로뽑아서
퇴근하여 온 남편이랑가까이 있는게시판을 찿아아다니면서 붙여 놓고 왔다.
저녁밥을 먹고 더 늣기전에 가자면서 일어서는남편에게.- 자 지금부터 우리의 야간 작업이 시작되겠습니다 동참하시는ㄴ남편님 춥지않거로 옷 따시기 입어시소=
방이 잘나갈까? 걱정스럽지만 걱정하모 뭐하노.적어 놓은 글자밑에 주인아지매도 괜찮은사람이라고 써까? ㅎㅎ이렇게 농담하는내게 퉁명스런 울집 아저씨 당신혼자 좋다.
=아무튼 난 모진 사람은 아이다=
두 시간을다니다보니 춥기도 하다 손도 시립고 발등도 시립다.
마트앞 게시판에 붙히려다보니 노오란 은행잎이 길위에 마구 흩어져서 사람들의 발에 찟어지고 으깨어지고 상처난 조각들이 처절하다.
우리들이 살아가는과정도 처절한 경쟁이다 내가 이렇게 차가운 밤에 별빛을 받으며 이러는것도 삶의 일부이며 경쟁인것이다 벌써 사람들이 여기 저기 붙여놓은 틈새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보이는곳에 붙히려고 자리를 찿는것도 경쟁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