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인 산사의 계곡은 얼음물 밑으로 흘러 내리는 소리마저 용서 하지 안을듯 적막하다
지난 여름 지독히도 다?퓽?저 등산로에 이미 녹아내린 절벅한 눈을 누군가 또 밟고 지나가 신발창 무늬가 둑둑 삐져 얼어 있다
쭉쭉 ??아 뻗은 나무들은 아무 말 없이 올해도 지나는 겨울을 작년처럼 견딜것이다
가끔씩 둘셋씩 지나는 겨울 산행의 진정?한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누군가 여름에 저 푸른 물속에 동전을 던진 사람들처럼 이 겨울에도 얼음위에 동전들이 떨어져 던진 이들의 믿음과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눈 위로 불쑥 속아 오른 돌멩이들이 걸음을 늦추긴 하지만 찬 겨울 바람에 그 걸음돌이 가히 싫진 않다
눈속의 절은 부처님의 마음처럼 아무 말없이 지나는 객들의 마음을 ?는듯 하여 내 맘을 감추려 허리 구부려 합장을 못 했다
처마끝 풍경 소리가 한층 눈 쌓인 산사를 더 깊숙히 묻어버린듯 하다
얼마나 걸엇던가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을듯 한데 저 밑에서 웃는소리가 정겹다
군데 군데 자연의 꽃 사진과 아이들의 흔적어린 사진만이 올 겨울을 지킬것이다
올라갈수록 발 자욱이 뜸해지고 나도 돌아 내려온다
금방 올라온길을 되 돌려 내려오는데도 생각은 천지 차이로 벌어진다
어느것이 내 진정한 마음인지 헤아려 볼 여유도 갖지 못한채 발 걸음이 바쁘다
어디서 이름모를 새들의 정겨운 울음만이 내 여유를 확인케 한다
큰 계곡에 작은 물 소리가 돌위로 고드름을 남기고 흐른다
돌아돌아 내려오는길이 짧아진 햇살을 한 움큼만 남겼다
거의다 내려올 즘 올라가는 젊은 청년은 어디로 가는걸까
만나는 행인이 없으니 별개 다 궁금하다
작은 겨울과의 만남이 두어시간만에 끝나고 올라갈때처럼 내려 올때도 산사는 눈속에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