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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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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은 적개심을 부른다.


BY 은하수 2005-11-22

언젠가부터 말씀하시기를
나 죽은 셈 쳐라... 하셨다.
쓸쓸했지만
슬펐지만
도움 바라지 말고 자립하여 잘 살라는 말로 여기고
자존심 상해서라도 도움 안 청하려고
열심히 살았다.

인간인지라 걷다 보니
길에 엎어질 때가 있고 진탕에 빠질 때가 있더라.
인간인지라 다치다 보니
몸도 마음도 크게 아플 때가 있더라.
인간인지라 아프다보니
날 낳아준 어미의 정이 그리운 날이 있더라.
인간인지라 약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용기얻고 싶은 날이 있더라.

살아갈 힘이 그만 빠져서
재충전받고만 싶을 때
차가 주유소를 찾듯, 폰을 충전기에 꽂듯
내 생명의 근원인 모친을 찾게 됨은
자연의 섭리이더라.
아무리 잘난 척 야무진 척 해도
약할 때는 보호받을 곳을 찾는 것이
동물의 본능이더라.

하지만 이미
메말라서 흔적만 남아있는
옛날의 옹달샘을 못잊어 찾아간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여자의 음부로부터 
태어나게 되어 있는
인간이란 나약한 굴레가 싫더라.
저주스러우리 만치.

혼자 지탱하기도 벅차다
하시는 엄마에게서 여전히 힘을 얻으려 하는
내 안의 약한 내가
나도 싫더라.

옛 옹달샘을 찾으려 애쓰는
내 자신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원래 옹달샘은 없는건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다.
장마철에 잠시 패인 얕은 물웅덩이 곁에서
착각하여 의지삼아서
척박함을 무릅쓰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내 자식에게는
그런 결핍을 심어주고 싶지 않은데...

어느새 나도 그런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