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구비 남한산성을 넘어가는데
길가에 무공해라는 푯말과 함께
배추와 무우를 파는 곳이 보인다.
요즘 매스컴에서 난리던데..
중국산 김치가 어쩌구 저쩌구....
기생충 김치가 어쩌구 저쩌구..
김치 잘 담그는 사람이야
잘들 알아서 척척 담가 먹겠지만,
나처럼 살림에 어설픈 사람은
가끔 사먹는 김치에 대해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잠깐만 차좀 세워봐!\"
\"왜 그러는데?\"
\"저기 저 배추 무공해라는데 몇포기 좀 사가지고 가게\"
\"됐네요.\"
\"어라 왜 그냥 지나가는거야~나 탄력받으면 김치 잘담그는거 몰라?ㅋ\"
\"인분 사용한 배추에서 기생충알이 나온다는 말 못들어봤냐?\"
\"그..렇.다고는 하는데...\"
\"그러니깐 너무 그렇게 무공해라고 좋아하지 말라구~\"
\"그럼 어쩌지..\"
어울리지 않게 김치걱정이 태산이다.
순간 따지듯 남편에게 물었다.
\"그럼 무공해 배추가 공해 배추라는 말이야?
그렇다면 무공해 배추가 공해배추면
공해 배추가 무공해 배추가 되는겨?
무공해 배추면 무공해 배추지
어떻게 공해 배추가 되는거냐구\"
(헷갈리심니껴~ㅋ저두 헷갈림다.ㅋㅋ)
\"뭐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
\"그럼 공해배추를 먹어야 해 아니면 무공해배추를 먹어야 해~
그리고 무공해라고해서 다 인분을 사용한건 아니라구..국산 배추는 괜찮아.\"
\"걍 아무거나 먹어라~ 괜히 까다롬 피우지 말고..
몰라서 그렇지 우리가 예전부터 다 먹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옛날에 기생충 약을 먹고 그랬던 거지~
그러니깐 새삼스럽게 너무 유별떨거 없어~\"
캬~ 자포자기한 저 초연한 자세!
환경오염에 득도했군.ㅡㅡ;
사실 맞는 말인 것도 같다.
허긴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분명 알게 모르게 중국산 김치도 먹었을 것이고
기생충알이 있는 김치도 먹었을 것이다.
아는게 힘인가
모르는게 약인가..
이럴땐 차라리 모르는게 약이지 싶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거늘
에라잉~~ 나도 모르겠다.
사람이 얼마나 독한데 그깟 김치 먹고 죽기야 하겠어!
\"그려뭐~ 어차피 공해에 찌든 몸 공해배추 좀 먹는다고 해서
뭐 어케 되겠어? 공해에 찌든 몸 공해로 다스리는 거야~\"
\"ㅎㅎㅎ\"
뭐..이렇게라도 씁쓸하게 웃을수 밖에...
먹거리 하나도 믿고 사먹을수 없는
지금의 이 현실이 참으로 애석할 뿐이다.
그리곤 며칠 전 김치에서 조류독감에
탁월한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를 하여
그동안의 김치에 대한 불신을 말끔히 씻어내는
반전 드라마를 멋지게 연출하였으니...
오호...매스컴의 힘이란..
제발 매스컴이여..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병주고 약주는 이중 고통을 주지 마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