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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7

월동준비


BY 동해바다 2005-11-08


 


      봄부터 파릇한 싹을 올려보내며 한동안 내 눈과 마음을 뿌듯하고 기쁘게 만들어
      주었던 꽃밭에 가을이 슬며시 찾아왔습니다. 어느 사이 겨울이라는 놈도 가을 꼬랑지에
      붙어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 그루 사서 심었던 석류나무는 올해 꽃 두어송이 피어주더니 열매없는
      나무로 첫 신고식을 치뤘습니다. 
      아침이면 밤사이 떨어진 나뭇잎들이 한 구석에 오종종 모여앉아 도란도란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어? 노랗게 물들어 있는 100m전방의 은행나무잎이 3층 마당한켠 이곳까지 
      어떻게 날아왔는지 빨간 머루나무잎새랑 노란 석류나무잎새랑 함께 어울려 알록달록 어
      깨동무하며 사이좋게 들어앉아 있네요.


 


      제철 만난 노란 국화가 그 싱그러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국화향도 그윽하구요.
      초여름 뚝 꺾어 그 옆에 나란히 이웃하여 심어 주었더니 꽃이 풍성하게 피어났습니다. 
      내년엔 더 많은 친구를 만들어줘야 할까봐요. 국화는 이렇게 꺽꽂이로도 쉽게 늘릴수
      있답니다. 대신 5월이나 6월 싱싱한 싹을 올려보낼때 쯤에요....


 
 


      꽃잔디도 몇 송이 피어 봄의 화사함을 다시 한번 던져주고 있습니다.
      지인이 멀리서 보내 준 매발톱과 분홍장구채 꽃씨는 받는 즉시 심었더니 서로 시샘하면
      서 땅 위를 박차고 올라 와 있습니다. 정으로 주고받는 야생화 사랑에 내년 봄이면 각색
      의 꽃이 만발할 것 같습니다. 생각만해도 가슴설레이네요. 

      아직도 코스모스는 하늘 향해 꽃잎 활짝 피어 속살을 보이고 있습니다. 
      늦가을 찬바람에 그 색이 더욱 선연해 보입니다.


 


      겨울을 날 수 있는 화초들은 바깥 한쪽 구석에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고
      베란다에 작은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일을  또 저지르고 말았지요.
      옆 아파트 공사하고 남은 벽돌 몇 장씩 날라 흙을 채우고 추위에 약한 제라늄과 한련화
      일일초, 그리고 눈에 보이는 작은 화분속 화초들을 모아모아 그들만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만그만한 키들이 유치원생 운동장에 모아놓은 모습같네요...


 


      매일 다니는 산에서 주워 온 나무껍질에 흙과 이끼로 만든 내 작품이 허접스럽지만 
      선로즈와 기린초, 베고니아 몇 개 끈끈한 정 만들어 잘 지내주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버려야 할 많은 것들이 재탄생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답니다.

      거실 앞 초록화원이 반을 차지하고 반은 벽돌로 만들어준 꽃밭과 선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공기에 변색되어 가던 식물이 베란다로 들어오면서 초록의 상큼함을
      맘껏 내뱉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일어나 분무기를 들고 화초들에게 다가갑니다.
      물의 입자가 햇살에 사방으로 퍼지면서 반짝거리는 가장 행복한 시간..
      식물이 만들어주는 고귀한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