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21

(추석)소주가 싫어


BY 차상연 2005-09-30

안녕하셔요
벌써 겨울이 오려는지 바람이 차가와져서 바바리를 입어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세월이 어쩌면 이렇게 빨리 갈까요..
저는 남매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고 있는 39세의 주부입니다.
그러나  얼마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을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제 남편은 4년전만 해도 모두가 공인해주는 그야말로 술고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술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아프다고 할정도로 술울 멀리하는 아주아주 성실한 남편이 되었답니다..

그러나...지금 초등학교 5학년된 딸은 아마도 남편이 술고래였을때
그것도 술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잉태되었겠지요..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남편이 술고래였을 당시 딸아이가 6살 아들이 5살이었을때일인데요.저는 머리를 굴려서.."예들아..우리 아빠가 놀라서 술좀 안먹게 아빠 퇴근하시면 우리도 술먹는척하자"..하고 맥주를 3잔따라서 앞에놓고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 참고로 저는 술을 아예못마십니다...
왜냐하면 너무맛이 없어서 못먹어요...

그런데 두아이가 "정말 아빠는 왜 술을마시는거야" 하면서
찡그리고 맥주를 조금 맛보더니 갑자기 눈이 동그래져서는
"어..너무 맛있다..꿀꺽.꿀꺽...원샷...

"엄마 더주세요..너무 맛있어요..저도요...
"뭐야..애고  씨는 못속인다더니...이이잉

그날..  얼굴이 발그레해진 아이들이 맥주 더달라고 우는 바람에
저는..죄없는 아이들 심하게 매타작 했답니다.
그일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아요.너무 기가 막혀서요

이번 추석전전날 또다시 잊지 못할 사건이 생길줄이야..
저는 시댁인 경남 거창에 내려가 있었습니다

저녁에 미용실을 하는 막내시누이가
피곤하다며 소주를 한병사들고 와서는 안주와 더불어 혼자
마시기 시작했어요.. 그앞에 딸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있더라구요..

저는 무심히 테레비젼을 보고있었죠..
조금후 딸아이가"고모 저도 한잔만주세요..제발 부탁이에요..딱 한잔만. 시누이는 <아이들은 다똑같겠지..한번 맛보고 안먹을거야>하고는
"자 받아"  하면서 한잔을 따라주는 동시에 -원샷-
정말 말릴새도 없었어요... 놀라서 고모가 물가지러 간사이 몰래 
고모소주잔 가져다 -또원샷-

모두가 놀라서 아이를 야단치고 이야기를 하는데...
 *시누이: 언니.. 야..술 억수로 쎄네..난 이런 아는 첨 봤다..아이고 
            우짜꼬..참말로...

 *딸       : 고모 저는 소원 풀었어요..전에 애기때 엄마가 맥주줘서 
               먹어보니까 너무 맛있어서 잊지를못해요.
               생일선물로 술좀 사달라고 해도엄마가 안사주고..
                어..그런데 소주는 더맛있네..
               아.코가 찡한게...이래서 어른들이 소주를 ..크..하고 
               마시는구나..싱글벙글

저는 기가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서 말도못하고 남편만 노려보며
술기운에 괜시리 실실 웃는 아이 얼굴만 바라보았습니다..

다음날<추석전날밤11시경>갑자기 소주 두잔을 마신 어린 위가
정상일 리가 없겠지요..하루종일 잘놀던아이가 술마신 뒤풀이를 
확실히 하기 시작해서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먼저와서 밖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계셨는데
 *아저씨: 니..어데 아파서 왔노
 *딸아이:네..소주를 두잔 마셨더니 속이 좀 안좋아서요.
 *아저씨:? 뭐라꼬..니 참말이가 ..아이고 어린아가 술마시면 안된데이.
              내도지금우리마누가 복분자주 2잔마시고 쓰러져서왔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로 술주정해가...내..쏙이 상한데..
               그래도 니는 술이쎈가 멀쩡하네..허허

               니 ..참말로 ..술 마시면 안됀데이...기가 탁 막히네..

우리 부부는 그날 밖에서나 안에서나 얼굴을 못들고 의사 선생님께
혼나고 한심하다는 눈총받고..정말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딸아이도 속이 아파 고생하고 나서는 동생이...소주소주... 하고 소주송만 불러도 아 그 소주얘기좀 하지마..지겨워 ..아 ..나 이제 소주 다시는
안마실거야..

하면서도...아 그런데 소주맛은 정말 잊을수가 없어..정말..
환상적인 맛이야..너무 매력있어..음...
이러니 어쩌면 좋을까요...여러분 답좀 주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