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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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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에 떨고있을 여름풀들


BY 들풀향기 2005-09-22

늦잠을 잔 오늘. 비가 내립니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면 모든 건물들이 조금씩 조금씩 낮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아파트 위에도, 빌라 위에도, 낮은 주택도 모두 쏟아지는 비로인하여 낮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모두가 그럴것입니다

비가 내리면 출근한 남편을 생각하고 학교에간 아이들을 생각하고.....

저도 오늘 그랬습니다

괜시리 비오는 공원에 나가 서성거리기를 두어번....

지금 생각하니 우습기만 합니다

누구를 기다리는것도 아닌데 우산을쓰고 왔다리갔다리 그리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남편은 일터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을테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또는 학원에서

제할일을 다할텐데 무엇이 그리 못미더워 그리도 서성였을까요?

내친김에 미용실로 달려가 퍼머를 했습니다

기분이 조금 좋아졌습니다

미용실에서 커피도 주고 포도도 주고 사과도 깎아주어서 그랬을까요

아님 저보다 나이가 많이 드신분들이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어서 일까요

기분이 괜찮아 졌습니다

한낮에 공원에서 보았던 강아지풀이 생각납니다

지금쯤 비맞고 밤바람이 추워서 오돌오돌 떨고 있겠지요

세찬 빗줄기에 한 반쯤 누워있던 분홍색 과꽃과 돌담옆에 피어있던 하얀 쑥부쟁이도

추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겠지요

참 가여운 꽃들과 여름풀들........

봄에피는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벗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그리사로잡것만

겨울을 지내고 처음피는 꽃이라 그리도 환영받는것일까요?

그의 비하면 여름꽃들은 너무도 가엾습니다

지천에 무성한 풀과 어울어져 피어나는 꽃들 그리고 이름을 알수없는 꽃들과 뒤엉켜

피여 있으니 누가 그리 관심을 갖고 보아줄까요?

초록에 지친 나뭇잎, 초록이 무성한 풀잎들, 그리고 많은 여름에서 가을꽃까지....

지금 비바람에 얼마나 추위에 떨고 있으려나....

길가 돌무덤과 풀섶에서 울던 가을 벌레들은 다들 어디로 간것일까?

오늘은 빗소리만이 들릴쁜 벌레조차 숨죽이는 고요한 밤입니다

빗방울은 나의 마음을 촉촉하게 하며 빗소리는 나의 가슴을 톡톡톡 두들겨 줍니다

걱정없이 일터에 나간 남편도 편히 쉬고 있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도 평화롭게 잠들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