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30분이다. 전화벨이 울렸다.
시아버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아침에 우체국에서 핸드폰을 특급으로 보냈으니 오늘 받아볼수 있을게다 하신다...
시댁인 대구에 신랑보다 하루 일찍 내려가기 위해 내려가기 3일전에 정말 아슬아슬하게 기차표를 구했다.
동대구행 무궁화호를 구했고....
다음날 출발하는 신랑 기차표는 ktx로 추석전날 승차권을 내려가기 이틀전에 구했다.
정말 행운이였다.
올라오는 기차표 까지 모두 구했으니 정말 이번 추석은 마음 편하게 다녀오는가 싶었다.
제사 준비하는 하루전날은 둘째아주버님께서 애들을 잘 봐주셔서 정말 편하게 음식 장만을 할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추석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제사가 끝나고 둘째아주버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 근처에 있는 어린이회관 에를 데리고 가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잘됐다 싶어 신랑도 같이 가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따라 나섰다.
비가 왔지만 그래도 안에서 놀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몇시간은 거기에서 애들이랑 놀아주고 아빠 노릇을 톡톡히 하고 집에 왔다.
그리고는 뭐가 피곤했는지 늦은 점심을 먹고는 한숨 자더니 기차 시간이 다되어 가는데도 일어나질 않는다.
출발하기 30분전에 일어나더니 집에갈 채비를 하고 옷을 갈아입더니 핸드폰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있어야지....
둘째형님 집에 떨어뜨렸나 싶어 거기에도 찾아보고 암튼 찾아볼때는 다 찾아봤다.
혹시 어린이회관에 가서 떨어뜨린거 아니냐고 했더니 거기는 절대로 안가지고 갔단다...
어쩔수 없이 59만원 짜리 두달도 안됐다...
어머님, 아버님 계시는데 뭐라고 할수도 없고 기차 시간을 놓칠수가 없어서 찾는거 포기하고 그냥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둘째형님네가 다시 한번 찾아보시겠다고 하며 우리 식구들 동대구에 떨어뜨리고 가셨다.
우리는 어딘가에 있겠지 하는 마음 반 잃어버렸으면 다시 사야지 하는맘 반,.....
난 별다른 바가지도 긁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왈!!1
우리가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고 나서 둘째형님네랑 같이 어머님집 둘째형님네집 모두 뒤지고 안나와서 어린이회관엘 갔단다...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그냥 체념하고 돌아오셨단다. 둘째형님네는 친정으로 가셨고...
그런데 울시어른들 저녁 드시고 또 어린이회관으로 두분이셔 가셨단다.
핸드폰 들고가셔서 열심히 전화하며 찾고 다니시는데...
어느 분이 전화를 받았단다.
그 주운 분이 60대 할머니셨다고...
그 할머니 저녁 드시고 산책을 나오셨는데 나무 밑에서 불이 반짝거렸단다.
그래서 뭔가 하고 봤더니 울 시아버지께서 계속 전화를 하니 핸드폰이 울리느라 불이 반짝 거렸고 ... 어쨌든 그래서 그 할머님께 수고비로 3만원을 건넸더니 절대로 안받으시겠다고...
그래도 그냥 가져갈수는 없다고 하시며 건네시니 그럼 2만원만 받겠다고 하셨단다.
암튼 우리 시부모님들 아들이 핸드폰 잃어 버리신게 얼마나 신경쓰이셨으면 저녁 드시고 또 가실 생각을 하셨을까... 울신랑은 그런 부모님 맘을 알까나 몰라...
아직까지도 자기는 어린이회관 갈때 절대로 안가지고 갔다고 우기는 신랑...
밉지만 자식 사랑하시는 부모님 맘을 알기에 신랑까지 미워할수 없네요.
어머님, 아버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두 아들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 우리네 부모님께 받은 사랑 내 자식들에게 베풀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