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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썼듯 난 운동을 몹시 싫어한다.
아니, 공원을 돌며 운동하는것도, 남편과 함께가 아니면 밖엘 아예 나가려하지않는다.
남편이 항상 건강을 위해서 혼자서라도 공원에 나가 걷기운동을 하라해도, 난
대답만 열심히 해대고, 숙제는 하지않는 학생이다.
내가 유일하게 취미삼아 하는것은 반신욕이다.
아무도 없이 혼자할수 있는거라 참 좋다.
욕조에 앉아 책을 보거나, 무언가를 긁적이다 보면 30 분이란 시간은 지루하지않다.
그런데, 며칠전 생로병사라는 TV 프로를 보고, 아, 나도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엌에 있는 발매트를 거실에 깔아 놓고, 내맘대로 내식대로, 스트레칭과
요가, 윗몸일으키기, 등등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오늘은 아령을 꺼내어 양손에 들고, 팔뚝살을 빼는 요령을 유심히
봐 놓았기에, 그것을 생각하며, 한 10분을 했지싶다.
아고고고고고... 팔꿈치도 아프고, 잠시 쉬니, 후들후들 팔이 떨려왔다.
아고, 난 오늘밤 죽었다... 밤새 앓을지도 몰라, 낼 아침엔 팔도 못들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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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먹었냐고 전화한 남편에게, 내가 그랬다.
'여보, 나 배낭 메고 있는것 같어, 어깨가 너무너무 아퍼. 팔뚝이 너무너무 무거워..'
의아해 하는 남편이 자초지종을 듣더니, 웃음이 넘어가느라, 잠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이고, 이사람아, 운동을 안하던 사람이 너무 무리해서 하면 그러지! 어쩌냐?!
살살 스트레칭하며, 몸좀 풀어봐봐..."
' 아고, 아고, 몰라, 몰라, 나 많이 아퍼, 큰일난것 같어..'
남편은 걱정을 하면서도 계속 웃는다.
"글쎄, 당신은 걷기운동만 해도 된다니까."
' 아니야. 당신 장모님이 여름만 되면, 내 팔뚝보고 뭐라시는줄 알어?
어머,어머, 넌 팔뚝이 왜 그렇게 굵니? ~ 내가 팔뚝기형을 낳았나부네~.
내가 이말이 얼마나 스트레슨줄 알어, 당신?!'
" 괜찮아, 내가 괜찮다면 괜찮은거지 뭘 신경써."
'아니야, 그래도 해야돼. 그래서 꼭 팔뚝을 슬~림 하게 만들을거야...'
"그래, 그래, 근데 너무 무리했나부다.. 어쩌냐."
그러며 남편은 내모양이 상상이 가는지 계속 웃는다.
웃지말라구, 내목표는 팔뚝슬림이라구...
내자신이 더웃긴건 고거 10분하고 옆으로 서서, 팔뚝을 거울로 비춰본 것이다.
다이어트하는이들의 저울공포증과 희열을 알것도 같다.
그러나 저러나,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도,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듯,
어깨와 팔이 무겁고 아프다...
그래도 내 목표는 팔뚝 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