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날이 일요일인 겨? 하필...그냥 두면 상할건디. 우짜"
꾸려 놓은 택배 꾸러미를 만지작거리던
어머니가 갑자기 길로 뛰어 나가신다.
집채 만 한 화물차가
끽~ 급정거하고 이어
어머니 ~
동생의 외마디 소리가 들린다.
놀란 어머니 뒤로 주춤 물러나시며
괜히 벗겨진 고무신짝 나무라신다.
"이놈의 신발땜시...."
눈치를 채지못한 택배 차가 놀라 서 있는 어머니 옆을
지나 저 만치 사라진다.
택배차를 보고 달려나온 모양인데 놀라서 그만
차를 놓치고 말았다.
일요일이라 대부분 배달을 쉬는 모양이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동생이 거래처를 비롯해 택배집
이곳저곳에 전화를 넣어봤지만 전화연결이 안됐다.
'오날은 어떤 일이 있어도 보내야 혀. 상할텐디."
어머니의 표정은 결연하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 전 서울에 사는 막내 아들에게 보낼 요량으로
옥수수를 한꾸러미 꾸렸는데 보낼 수가 없었다.
아이가 장염으로 입원을 해 집에서 물건을 받을 사람이
없단다. 해서
차지고 알 굵은 고놈을 우리들이 먹고 말았다.
다시 보낼 요량으로 밭에 가셨던 어머니
안색이 하얗게 변해 돌아 오셨다.
"어쩐다냐 어쩌.
盜(도) 선생이 다녀 간 모양이여.
홀랑 다 잡수셨다."
실한 옥수수는 눈비비고 찾아 봐도 없다.
작고 이빨빠져 듬성거리고, 말라 비틀어 진 놈, 죽정이를
다듬어 어머니는 짐을 꾸리게 되었다.
"아이고 속상타 ~이제 끝물인디 이거라도 멕여야지. 우리 끝물이 막내"
사정을 알게 된 동생의 거래처 택배직원이 집으로 왔다.
우여곡절 끝에 저녁 늦게서야 끝물 옥수수는 울 막둥이를 향해서
차에 오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