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몇 군데 볼일이 있어 외출을 해야 했다.
비가 와서 며칠 시원했는데, 그래서 정말 더위도 잠시 잊었는데
오늘 다시 여름임을 깨닫게 되었다.
땀이 없는 편인데 올 여름엔 땀띠까지 나고 자꾸 더위에 무기력해진다.
은행이 늘어서 있는 길 끝에 백화점이 하나 있다.
내가 좀처럼 가질 않는 곳이다.
그래서 그 백화점은 뭘 팔고 먹고사나... 혼자 걱정을 했다.
그런데 오늘 백화점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정말 바글바글 끓었다.
정말 장사가 잘 되는 백화점이었다.
씨.. 내가 그동안 별 걱정을 다 했네.
내 코가 석자인데 백화점 걱정을 하다니 정말 속된말로 꼴값했다.
정발산 가까운 곳에 카페랑 레스토랑이 죽 늘어서 있다.
지나가다 볼 때마다 늘썰렁해보였다. 물론 나도 그 곳을 출입한 적이 없었다.
혼자 또 걱정했다.
저렇게 예쁜 집 지어놓고 불 켜 놓고 손님 기다리는데 장사가 안되어서 어떡하나...
괜히 안된 마음으로 그들 걱정을 했다.
근데 한 친구가 그런다.
그 동네 밤에 끝내주게 장사 잘 된다고...
거기서 돈 번 친구 하나가 있는데 가게를 더 늘린다고 했다고 한다.
씨.. 내가 정말 별 걱정을 다 하네.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는 주제에 웬 오지랍...
항상 내가 들어가면 손님이 바글거리는 가게들..
그래서 내가 손님 몰고다니는 복있는 사람이라 혼자 뿌듯해하고 으쓱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원래는 그 가게들 다 장사 잘되는데 어쩌다 내가 갔을 그 때만 잠시 한산했나봐.
왜 이렇게 남 걱정만 하나.
오히려 그들이 날 걱정해야 할 것을...
나는 항상 내 눈에 보이는 세상만 안다. 내가 좋아하면 다 좋아하고 내가 싫어하면 다 싫어하는 줄 안다. 내가 힘들면 세상 다른 사람들까지 다 힘들어보이고 다 가여워보인다. 아이고 바보.... 니가 뭐 세상의 중심에 서기라도 했단 말이니....
씨.. 이제 내 걱정이나 실컷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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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외출한 틈을 타서 잠시 들어왔습니다. 아직까진 딸아이와 평화롭게 잘 지냅니다.
계속 그렇게 되길 바라는데....
조금 잘까, 글이나 올릴까 망설이다가 이렇게 들어왔네요.
모두들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