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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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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BY 선물 2005-07-26

“어머님. 저, 어디 좀 다녀올게요. 오늘 중으론 들어올게요.”

 

“.......”

 

“웰컴투 동막골이란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좀 사 먹고  달콤한 과일빙수라도 사먹고 그럴게요. 그러다 저녁이 되면 멋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최고급 스테이크나 먹지요. 또 괜찮은 카페에 가서 칵테일이라도 한잔 하고 조금 알딸딸해지면 근사한 커피숖에 가서 향긋한 커피나 한잔하고... 그리고 노곤해지면 그 때 집에 들어올게요.”

 

“......”

 

“어머님, 가끔은요. 그렇게 저를 위한 날도 보내야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님 평생 가족만 위해 사셨지만 그런 생을 돌아보면 좀 허무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전 좀 다르게 살려구요. 한달에 한번, 그게 잦다싶으면 두달에 한번이라도 그렇게 저를 위한 하루를 보낼려구요.”

 

“.....”

 

“왜 놀라세요? 점심, 저녁 다 준비해놓고 나갈게요. 핸드폰도 들고 갈테니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하세요.”

 

“......”

 

“알았어요. 그냥 영화 한편만 보고 바람 좀 쏘이다가 저녁 때쯤엔 들어올게요. 그렇게 놀라시다간 큰일나겠어요.”

 

“......”

 

“네... 그럼... 그냥 냉면이나 한그릇 사 먹고 커피나 한잔하고  비디오나 하나 빌려서 들어올게요.”

 

“.....”

 

“에구... 그럼 그냥요. 다섯시간 정도만 주세요. 바람만 쏘이다 올게요. 네~~~”

 

“.....”

 

“알...았...어...요... 그냥 집에서 쉴게요. 제가 요즘 있잖아요. 좀 답답해서요. 그냥 그래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 맘 놓으세요.”

 

어머님은 아무 말씀 없으시건만 나는 혼자 상상하고 혼자 시집 살고 혼자 전쟁을 한다.

 

가끔은 새이고 싶고 물이고 싶고 바람이고 싶어.

 

가끔 이렇게 답답한 맘이 되는 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