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넓은 사람을 남편으로 가진 나, 아~~힘들다..
어제 늦은 저녁, 간만에 폼 잡고 책좀 읽을려고 했더만 내일 상가 사람들이랑 콩국수 해먹을까 싶다고 콩국물 좀 만들어 달란다..흐이그^^;; 그기 그리 간단한 건줄 아는쥐..
부랴부랴 콩 불려 삶아서 믹서기에 대고 갈고 있는데 "봐라, 좀더 고소한 맛좀 내려면 어찌해야 하지..?" 하이고~참말이지 내가 몬살아요 몬살아.. 요리에 관해선 나보다 훨씬 우위를 점령하고 있는 사람이니 뭔들 모를까.. 대놓고 말은 못하고 저 돌려서 말하는 폼새라니.. 내가 숙여야지 어쩌겠어..ㅋㅋ
얼른 슈퍼로 뛰어내려가 땅콩을 사왔는데 딴에는 좀 싸게 먹히자고 안깐 땅콩을 사왔더만 흐미..요것이야? 덜 볶아진 건지 껍질이 잘 안벗겨져야..휴~~ 다시 후라이팬에 볶아 봐도 여전.. 할 수 없지 뭐,,,일회용 장갑 끼고 손톱을 최대한 이용하는 수밖에.. 들들거리면서 땅콩까지 갈아서 국물 준비해 놓고 오이 채썰어 봉지에 넣어 놓고, 달걀도 몇 개 삶아서 까 넣고..
그러다 보니 학원 간 딸아가 들어오는 시간, 12시 30분. 치울 거 치우고 정리해 놓고 잘려니 몸은 피곤한데 잠이란 놈이 어디론지 정처없이 달아나 버리고..
이리 저리 뒤척이다 보니 뜨악^.^ 벌써 새벽 2시를 향하는 시계 바늘.. 으악, 이러다 내일 죽었다..zzzzzzzz(억지로 잠을 잤음)
아침에 일어나서 보따리 보따리 싸 내놓으니 남편, 쬐매 미안한지 한 마디 "콩국물 니 몫 좀 남겨 놓았다가 나중에 앞집이랑 한 그릇 하지 와.."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리.. "됐네요, 난..나중에 냉면 한 그릇 만들어 주던지.." 스리슬쩍 남편에게 빠져나갈 수 없는 숙제 던져 주는 것으로 일단락. 다가오는 일요일, 어쩔 수 없이 마누라한테 냉면 사발 디밀게 생겼는데 그래도 좋다는 저 표정..그래서 부부인가부다..ㅋ
하긴.. 오늘같이 더운 날 얼음 동동 띄운 콩국수에 야리야리한 단배추와 열무솎아서 버무린 김치 얹어서 한 그릇 때리면 더위야 저리 가라~~~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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