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작은 아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즘은 명절에 처갓집부터 가는 친구들도 많아요..
우리집에선 그런 짓을 하면 난리가 나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것쯤은 엄마도 아셔야 할것 같아요.'
내가 무슨 부담을 주었길래 아들이 이런 말을 하는것일까....
딸이 없는 나로서는 이 말이 가슴에 싸하니 아픔으로 와 닿았다.
별놈들이 다 많군..하는 마음을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아들에게 서운함을 숨길수 없었다.
나의 옛날은 명절에 친정에 가는 일은 생각할수도 없었다.
많은 시집식구의 치닥거리로 며칠을 보내고 나면 친정에 갈 여력이
남아있지를 못했다.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다가 친정 가는것은 아예 포기하고 지나가 버렸다.
어쩌다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에 다녀오면 시어머님은 아이들에게
묻곤 하셨다.
'외갓집에서 뭘 얻어먹고 왔냐...'
아이가 배탈이라도 나면 외갓집에서 뭘 먹였냐고 꾸중을 듣곤했던 시절...
친정에 다녀오면 아이들이 아플까봐 노심초사했던 시절...
옛날 시어머님의 파워는 이렇게 막강했거늘....
요즘 시어머니는 설곳이 없다.
그러니 아들 낳았다고 좋아라 할 시절이 못된다.
기를때 기쁨을 누렸으면 그것으로 만족 해야한다.
자식이 성인이 되면 마음에서부터 멀리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한다.
기다리는 내색도 하면 안되는 실정이다.
시집살이 많이 한 시어머니가 며느리 시집살이를 혹독하게시킨다는
말을 한다.
요즘 세상에 며느리 시집살이를 그렇게 시켰다가는 아들에게
무슨 소리를 들을꼬...
요즘은 아들을 애지중지 기른 함정에 스스로 빠지고마는 시어머니들을
많이 본다.
동서들은 말한다.
'형님은 며느리 시집살이 되게 시킬거 같아요...'
나는 이 말이 너무나 억을하다.
내가 뭘 어쟀기에....
딸가진 엄마는 고무장갑끼고 죽고 아들가진 부모는 이집 저집
쫓겨다니다가 길에서 죽는다는 말도 있다.
시어머니 찾아오기 힘들게 아파트 이름도 어렵게 짓는다는 말도 있다.
뭘 어쟀다고....
억울하기 그지없다.
김치를 경비실에 맡기고 가야 멋진 시어머니란다.
아들집에 벨을 누르지 말라는 말이다.
워언...참 별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세상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시어머니가 궁지로 몰리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뭘 어쨌다고....
눈감고 삼년..입막고 삼년..귀막고 삼년...
시집살이는 이렇게 해야 잘 하는거라던 옛말이 지금은
시어머니에게 해당되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귀머거리 삼년..장님 삼년....벙어리 삼년...
시어머니들이여...
사태가 위급해졌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도 영악해져야한다.
밀려나지 않도록 자리보존을 잘 해나가야 한다.
자...정신을 똑바로 차리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