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놀라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25층!
저멀리 산도 보이고 앞 베란다에 서면 답답한 가슴이 순간 시원 시원해집니다.
살던집이 경매로 나가고 전세집을 구하러 다닌던 때 이집 저집 대여섯 군데
들렀는데 마지막으로 25층 이집 문을 열고 들어섰을때 그 느낌이랄까?
포근하고 편안했습니다.
무엇보다 앞 전경이 훤하게 뻥 뚫려져 있고 20평대 아파트지만
복도식이 아닌 계단식이라 조용하고 게다가 최상층이라 다른 층은
3가구씩 살고 있지만 25층은 2가구에 한쪽은 옥상이라 더 한적하였습니다.
2년간 전세로 살면서 가끔 부딪는 앞집!
아저씨와 아줌마 그리고 아들 딸~
모두 얼마나 인상이 좋은지~~
얼마 전 휴일에 딸과 함께 외출했다 돌아 오는데 앞집 내외분이 옥상문을
열고 손님들이 오셨는지 삼겹살 파티를 하고 계셨는데 나를 보더니
반갑게 우리 앞집 아줌마 얼굴 보기도 힘든데 어서 와서 소주 한 잔하시라며
불러 주셨습니다.
앞집 아저씨 하시는 말씀~
그간 2년이 지났는데 앞집 아저씨는 한 번도
뵌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언제 꼬옥 자리를 함께 하고 싶다고~
초저녁에 시작한 삼겹살 파티는 마치 야영 나온 분위기로 바뀌어 랜턴도 가져다
불 빛 밝게 비추이고 서너잔 받아마신 술잔에 취기가 아리 삼삼 오를때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니 와~~~~~~~~~~ 멋지다
서울의 관악산 자락
게다가 25층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
남산 타워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앞집 아저씨는 자상한 성격이신지 스치로플 상자 여러개에
고추를 심어 놓으셨는데 작년에도 그렇게 고추를 심어 맛나게 드셨다면서
나보고도 따다가 언제든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정답게 인사를 나눈 뒤로 퇴근해서 오면 문앞에 시골서 부쳐온 것인지
토실한 감자도 한아름 가져다 놓으시고...
할말 많은 저 참 서론도 길지요?
아무튼 집도 마음에 들고 이웃도 마음에 들고~
그런 이집, 이 아파트 계약 기간이 다음 주로 만료 되면서 이사를 해야했는데
그간 휴일이면 아니 휴일이 아닌 평일에도 인터넷 수 없이 뒤적이면서
때로 직접 걸음도 하면서 살집을 찾고 또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몇일 전 퇴근 후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는데 금요일 그러니까 오늘 오후 퇴근후
집을 좀 보러 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수자가 있다면서~
그래요?
얼마에 내 놓으신건데요?
중개인은 순간 당황스러운지 가격은 선듯 말 안하고 매수 의향이 있는냐고
묻더니 전화를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출 퇴근길, 아파트 상가 부동산 사무실 유리창에 붙어있는 매물을 어쩌다 바라보면
처음 이사올때 보다 오히려 조금 가격이 내린것으로 보이던데~
가만 그렇다면 모자라는 돈은 은행 대출을 받고 이사비용 줄이고 주인과 직거래 하면
중개료도 절약되고~
머리속으로 계산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메모지를 꺼네어 적어 나가기
시작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여 사무실에서 집주인에게 전화 연락을 드렸습니다.
안부 인사를 여쭙고 매수의향을...
어차피 파실 집이시니 이왕이면 살던 사람이 사면 좋지 않겠냐 뜻을 전하였더니
아저씨는 기억을 어찌 하셨는지 군에 간 아들도 곧 제대를 할 터인데
그 전에 집 장만 하시면 좋겠네요~~
내일 결정하여 연락을 주신겠단다.
그런데 전화를 드린날 그날 밤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서로 의견 절충이 잘되고 오케이~~
물건 사는 것도 아니고 집 거래이니 만큼, 전에 아파트에 함께 살던 이웃이
근처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하시기에 이래 저래 그간의 사정 이야기를 드렸더니
자신의 일처럼 너무도 좋아라 하시면서 흔쾌히 계약서 작성을 다해 주겠다 나서시고
사무실 바로 앞이 은행이니 그곳에서 대출까지 바로 신청해 놓으시겠다고~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여라~~
어렵게 머리 아프던 일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풀려 나갔습니다.
내덕이 아닌 주변에 모든 분들의 덕분으로...
그렇게 하여 어제 사무실에서 월말까지 처리해야 하는 맡은 일을 서둘러
마무리 하고 양해를 구한뒤 오후에 아파트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계약을 위하여 동사무소와 은행을 오가며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은 흘렀지만 땀이 문제가 아니라 가슴속에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습니다.
너무도 감사해서...
그동안 서럽다 속상하다 힘들다 투정에 격려와 깊은 사랑 주신 덕분으로
버팅기고 여기 까지 왔더니 이렇게 좋은 날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모두가 당신 덕분입니다~
이모두가 ~~~~~~~
정말로 참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