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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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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깽이와 거꾸로 뜬 눈.


BY 개망초꽃 2005-06-21

토깽이가 왔다. 토깽이는 큰딸아이 별명이다. 눈이 똥그랗고 이빨 두개가 크고 키가 작아 붙여진 것이라고 난 믿는다. 믿을 거 되게 없지만...


거꾸로 뜬눈이 토깽이 누나 왔다고 괜히 싱글싱글 웃고다닌다. 거꾸로 뜬눈은 둘째 아들아이 별명이다. 보통사람들 눈은 보름달을 가로로 자른 반달같이 생겼는데, 아들아이 눈은  반달이 뒤집어 진 것 같이 생겨서 붙여진 것이라 난 자신한다. 큰소리 칠 거 되게 없다.


토깽이랑 거꾸로 뜬 눈이랑은 나이 차이가 많이난다. 토갱이는 올 해 대학생이 되었고, 거꾸로 뜬 눈는 아직도 초등학생이다.


토깽이가 고등학생이 될 쯤에 거꾸로 뜬 눈은 제일 무서운 사람이 토깽이 누나라고 했다.

야단 맞을 일이 생기면 눈물부터 주렁주렁 달고 있는 누나가 뭐가 무서운지...

그러더니 이제는 누나가 제일 좋단다.

대학생이 된 토깽이는 동생에게 뭐든 양보하고

동생이 귀엽다고 놀아주는 장나꾸러기 누나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토깽이는 고1때만 해도 뼈와 가죽만 붙어 있어서 이디오피아 난민이라고 놀렸었다.

근데 이제는 허리와 엉덩이에 살이 올라 붙어서 살빼야지가 인사가 되버려서

나와 거꾸로 뜬 눈은 토깽이가 간식을 먹으려고하면 살빼야 한다며? 하고 놀려 먹는다.


이번에 첫 번째 방학을 맞이해 돌아온 토깽이가

동생을 보자마자 누나랑 저녁먹고 운동하러 가자 그런다.

거꾸로 뜬 눈은 좋다고 대답을 얼른한다.

누나가 살 뺀다는데 지가 왜 좋아하지? 토끼는 살이 오동통해야 귀여운 거 아닌가?


그래서 셋이서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한다고 오동통 토깽이, 말라깽이 거꾸로 뜬눈,

배만 볼록해 지려고 하는 나, 셋이서 밖엘 나갔다.

거기에 부수적으로 따라가는 거꾸러 뜬 눈이 일년동안 모은 돈으로 산 새 자전거,

토깽이 허리에 묶여 있는 줄넘기, 또 토깽이가 동생것 빌려 탄 킥보드, 요것들이 따라 나섰다.


나무 냄새가 코를 벌렁거리게 하누나.

밤공기가 마음에 살을 찌우누나.

하늘 좀 보그라. 구름이 흘러가는구나~~

별로 볼 것도 없구만서두...그냥 밤하늘이 좋다 이기야.

아이들이 같이 하늘을 봐 준다.


토깽이가 줄넘기 하는 소리, 턱/턱/턱...턱..턱어억~~ 턱/ 줄넘기를 못하는 토깽이라서...

보다 못한 거꾸로 뜬 눈이 시범을 보인다. 착착착착착..차자작 착착착. 줄넘기 잘하는 소리.

토깽이가 동생 줄넘기하는 걸 자세히 보더니 다시 시도한다.

탁/ 탁/ 턱 /턱.. 타아악~~ 턱! 똑같다.

“그렇게 줄넘기를 못해서 엉덩이 살이 빠지겠냐?” 보다못한 내가 툼방을 주었다.

“그래두 땀난다니까는...헤~~”

한시간가량 부수적으로 따라온 세가지를 가지고 번갈아 운동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 털이 부스스한 떠돌이 개를 만났다.

“누나 저 개 작년부터 돌아다니는 개야.”

우리 셋과 부수적으로 따라온 운동기구 셋, 도합 여섯이서 떠돌이 개를

동물원 우리속의 동물처럼 쳐다보았다.

“누가 버렸을까. 불쌍하다.”

“누나? 저번에 내가 나무 밑에 가만히 서 있는 걸 만져 주었더니 꼬리를 흔들며 좋아했어.”

“다음부턴 만지지는 말고 보기만 해. 저런개는 균이 많아서 안좋아.”

“그래두 난 아무일 없었어.”

거꾸로 뜬 눈은 떠돌이 개에겐 누나가 생각한 것처럼 균이 꼭 있는 건 아니라는 뜻으로

아무일 없었다는 말에 힘을 주어 대꾸를 한다

“엄마? 우리 개 기르자?”
“개를 기르려면 평생 책임감을 갖고 길러야 해. 안그러면 저 개처럼 떠돌이 신세 만들잖아.”

토깽이와 거꾸로 뜬 눈은 알고 있다는 뜻으로

갈곳없이 그래두 걸어가야만 하는 개를 말없이 쳐다본다.


토깽이는 엄지 손가락에 티눈이 생긴지 오래라고 했다. 그래서 약국엘 들렸다.

거꾸로 뜬 눈은 축구를 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고 한다. 검지와 중지가 부어 있었다.

이래저래 약국을 가야했다.

누나는 동생 손가락을 보더니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뱀 같다.”

거꾸로 뜬 눈은 그 말이 뭔말인지 몰라서 두 눈을 꿈뻑였다.
“너 그거 몰라? 코끼리 먹은 보아뱀? 에구...바보.”

바보라는 말에 거꾸로 뜬 눈 눈에선 눈물이 고이려한다.

가뜩이나 손가락이 부어있어서 겁쟁이 거꾸로 뜬 눈 마음이 불안초조한데

거기다가 바보라하니...

내가 얼른 토깽이에게 눈짓을 줬다.

“에이~~누나가 농담한거야. 그러니까 삐지지 말어.”

하면서 손가락을 만져주면서 금방 날거야 걱정하지 말어 하니까

거꾸로 뜬 눈 눈이 금방 살아난다.

 

밤참으로 쑥인절미를 후리이펜에 구웠다.

거꾸로 뜬 눈이랑 설탕을 찍어 쫄깃쫄깃 씹고 있는데

토깽이가 몇마디 던져 놓는다.

" 맛있게도 먹네..기름에 튀기고 거기다가 설탕을 찍어 먹으면? 아..안돼"

그러면서 진짜 안먹는다.

저것이 대학생이 되더니 달라지긴 달라졌네.

고등학교 때 툭하면 난 졸업하면 독립할거야.자취할거라고...그러더니

이제는 엄마랑 동생이랑 같이 살고 싶단다. 집이 제일 편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