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방의 손전화 요금은 십일만원에서 십삼만원.
" 여보 나야! 지금 들어가네이!"
전화를 끊고 일어서면 문소리가 난다.
문 밖에서 전화하는 김서방.
김서방 핸드폰, 아들꺼 집전화 우리집 수입의 20%가 통
신비로 나가네 어쩌네 잔소리를 하는것도 이제는 안하기
로 했다. 입만 아플뿐 문밖에서의 전화는 여전하다.
" 각시가 그라고도 이삐요? "
" 이삐지! 세상에서 내 각시가 제일 이삐지 "
웃겨 말로만.
말은 반만하고 행동으로 반을 채우라고.
술자리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한다.
" 여보 나야 밥먹었어? " 툭.
잠시후 다시
" 여보 나야 애들은? " 툭
김서방 손가락은 치매 안걸리지 싶다.
고놈의 여보소리 귀가 웃는다.
어쩌면 그소리가 그렇게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나올까.
나는 아직 한번도 안해 봤는데.
장난으로라도 못해본 그소리에 이상한 알레르기가 있다.
나는 그말 절대 안하리라.
" 형님! 제수씨 애기 엄맙니다. 여보 인사해 "
" 제가 장가는 잘갔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이쁜 각십니다"
생긴건 얍실하게 생겨서 얼굴은 어찌나 두꺼운지.
나만 민망한건지 상대방도 그런건지 알수는 없지만 아마
그들도 나처럼 민망하잖을까 싶다.
" 아야 동생 집에서도 그라고 상가? 그래야제 잘상께 보
기가 좋네야 "
내 입성에 대해 잔소리가 많은 것도 이런 부류의 이유지
싶다.
내각시요 하는데 입성이 초라하면 싫어서.
김서방은 팔불출이다.
짧은머리 뽀글뽀글 파마에 굽 닳은 슬리퍼,대충입은 옷
차림의 내모습을 지각시가 이쁘다면 남들 눈에도 이쁠줄
아는감.
팔불출은 지금 잔다.
나보다 훨씬 많이 자면서 나보고 잠숙이라 놀린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입장에서 보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내가 잠보로 보일밖에.
나는 남편을 만나고 나서 맑을숙자를 잘숙자로 바꾸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