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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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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장안사


BY 청송 2005-05-13

2005년 05월 13일 16:26:43

5월 9일 새벽

새벽 프르스름한 동이 걷힐 즈음

작은언니와 다섯째 동생과

장안사로 향했다

간절곶을 지나 월내를 돌아서

한참을 달리다 보면

아침이슬을 머금은 오월의 신록이

간간이 내려비치는 아침햇살에 반짝인다

그리고 반듯한 논에는 모내기를 위한

물이 가득차서 야산의 거울이 되어 넘실댄다

난 논에 가득한 물만봐도 가슴이 아릿한 그 무엇에 코끝이 시큰해온다

이렇게 돌고 돌아서

어느새 장안사 입구....

언제나 와봐도 고즈넉한 장안사 절녁....

벌써 이른아침인데도 절 주변엔 할머니들의 장사 보따리가 펼쳐져있다

그리고 우리보다 더ㅣ 일찍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여기 장안사 앞 뜰엔 명물이 하나있다

바로 노새....

몇년전만해도 늙은 노새가 넙ㄹ은 앞 뜰에 앉아있거나

옆으로 누워있었는데 ...

작년부터인가   젊은 노새로 세대 바꿈을 했나부다

그 젊은 노새는 사람을 전혀 무서워 하지않고

오히려 절에 온 손님들을 즐기는편이다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면 어느결엔가 이 노새가 곁에 와 있다

그러다 갑자기 입술을 너불거리면서 좋다고 아랫입술 윗입술 을

훌렁 뒤집어서 히히힝 킁킁 거리면서 웃는다

커피먹던 사람이 놀라서 커피잔을 떨어뜨리면

얼른 입으로 주워서 커피를 마시는 진풍경이 일어난다

어찌나 놀라고 우스운지 다들 재미있어하고

다음엔 과자도 주고 하면 그 특유의 입술을 너불거리며 좋아라 한다


 

바로 이 노새다...산장식당의 홍보요원이다

그리고 우린 장안사 안으로 들어가서

대웅전에 절올리고 원쪽의 와상이 모셔져있는 곳에 서 합장하고

절 뒤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대나무의 사그락 거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절 마당의 약수를 한 바가지씩 마시니

정신마저 맑아진다

그런데 아직 이른탓인지 불두화 나무는 푸른데 꽃은 피지 않았다

초파일 쯤이면 필려는지....

올해도 만사 태평하고 친정엄마와 온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면서

돌아나오니

어느새  봄 햇살이 온 산하를 어루만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 세자매의  새벽 공양길은 상쾌하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