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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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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를 얻으려거든 친정어머니를 보라...


BY 낸시 2005-04-29

울친정어머니는 이웃동네 소문이 쫘~하도록 얌전한 여자였다.

효부상도 받았으니 시부모에게도 잘하고, 형제간에 우애할 줄 아는 여자로 알려져 있다.

남편이 나랑 결혼하겠다고 하였을 때 시아버지 반응은 기껏 서울로 유학을 보냈더니 이웃마을 처녀를 골랐느냐는 것이었단다.

부모가 누구냐고 묻기에 대답했더니 그 후 두 말이 없었단다.

울부모에게 말썽꾸러기 막내딸이 있다는 소문은 이웃 마을이었음에도 시어른들 귀에는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결혼하고 삼사년이 지났을까, 우연히 시할머니가 마을 사람들과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할머니는 우리랑 같이 살고 계실 때다.

그 때는 맞벌이였으니까 아이들을 돌봐주시기로 하고 우리랑 같이 계셨다.

할머니는 친정어머니 칭찬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 끝에 며느리를 보려거든 친정어머니를 보라는 말이 맞는 말이라고 하였다.

듣는 나는 뒷꼭지가 간질간질했지만 싫지는 않았다.

나는 엉터리 며느리였다.

시할머니가 잔소리를 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저녁 설겆이는 피곤하다고 아침에 일어나 하였다.

시할머니는 시어머니가 남편을 매로 가르치려 했을 때 이렇게 말하면서 시어머니를 빗자루로 때렸다는 사람이다.

"너도 맞아 봐라. 얼마나 아픈지..."

그런 시할머니 보는 데서 아이들 야단을 치는 것도 눈치 본 적이 없다.

시어른들 말에 말대꾸 꼬박꼬박 하는 며느리다.

실실 웃어가며 하긴 하지만...

시어른 흉도 잘 본다.

시할머니보고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할머니, 아버지가 미쳤나 봐요."

시아버지를 그렇게 표현하고 사실은 나도 찔끔했다.

그런데 무사 통과였다.

다만 나중에 남편에게 이리 말했다고 한다.

"그 애가 보통은 아니지..."

명절이면 시어머니도 잘 부려먹는다.

"어머니가 하면 맛있더라구요. 어머니가 해 주세요. 난 잘 안돼요..."

이렇게 여우 짓을 함시롱...

시어머니가 왕자처럼 받들어 키운 시동생 데려다 빨래도 시켰다.

식사 시간이 늦으면 국물도 없으니 밥 때를 지키라고 말했다.

친구들 전화는 바꾸어 줄 수 없으니 우리랑 사는 동안은 친구들보고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하라 하였다.

그리고도 그 꼴마저 못보고 나가기 싫어하는 시동생을 억지도 쫓아냈다.

시동생 꼴 좀 조금만 더 봐 달라고 시아버지가 사정해도 고개 살살 흔들고 안된다고 하였다.

내가 생각해도 보통은 아닌 며느리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시할머니랑 우리 시부모는 날보고 야단도 안하고 칭찬만 했을까...

칭찬이 자자한 친정어머니 딸이라서 차마 야단을 못하셨나?

몇 년 전에도 시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왜 며느리들 야단도 안하고 흉도 안보세요?"

"우리 며느리들은 다 착해서 흉 볼 것이 없다."

돌아 온 대답이었다.

난 시어머니보고 욕심쟁이라고 듣는데서 흉 보는데...

난  친정어머니를 별로 닮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참고 인내하며 살고 싶지 않다.

인습이니 관습 같은 것을 존중할 마음도 없다.

그래도 시어른들은 날 야단치지 않는다.

아직도 그 분들은 내가 친정어머니의 가르침을 잘 받은 좋은 며느리로 착각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