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화를 그렇게 끊고 진정이 되지 않고 있을 즈음.
전화가 울렸다.
형님이다. 눈물부터 난다.
'그 여자랑 전화했어요'
'뭐라든데?'
앞뒤 두서없이 횡설수설....
'전화번호 불러라'
'01*-****'
'그거 아니쟎아'
'맞는거 같은데....'
'01#로 시작하잖아... 01*-****은 내 번호잖아'
'참 맞다.'
좀 지나서 또 전화가 울렸다.
어머님.
'무슨 일인데...지금 전화받았는데, 울고 불고 야단이다.'
'내가 전화 할란다. 둘이 통화 했나?'
'아직이요'
'둘이 전화 하고 다시 전화해라'
형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동생 댁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혹시 둘이서 동료 사이인데... 동생 댁이 오해한건가요?'
대답이 없더란다.
댁이 누나면 동생편을 들어야지, 지금 누구 편을 드는거냐고,
남의 가정사에 댁이 왜 끼냐고 그랬답니다.
한 성격하시는 우리 형님. '넌 심심풀이 정도 밖엔 안돼'
'댁의 동생이 심심풀이라면 그런거고, 심각한 거라면 심각한 거고'
계속 연락하겠냐는 말에 지금 할 일이 있어 끊어야 한다고 했답니다.
그밖에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 몇가지 멘트들을 더 날렸다고 하는데...
시어머님 그리로 가시겠다고, 직접 전화하시겠다고....
형님 너무 떨려서 몸살났다고....
두 분 지금 남편 죽이시겠다고...
그 동안 서운한 마음 없쟎았는데, 얼마나 죄송하고 송구하던지...
남편의 전화로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하루 두 번씩 온다.
내가 받으면... 말없이 있다가 끊는다.
밤에 전화를 받으니... 한참을 가만 있다가 '잘못 건거 같네요.'하고 끊는데...
어투는 다른데, 분명 그녀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