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성관계 동의 앱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6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BY 푸른내음 2005-04-20

내가 자식 욕심이 있는 여잔지 미처 몰랐다. 적어도 둘째 아이를 출산하기 전까지는...

벌써 만 9개월이 되어버린 아이를 품에 안고 쪽쪽 빨고 끌어안고 뒹굴다 보면 하루 해가 저물고 있다.

 

큰 아이는 뭐랄까...

나의 첫 작품이기에 마냥 신기하고 새로웠다. 그리고 나의 자랑이었다.

그래서였나? 남들 보기에 흐트러짐이 없어야 했고 누가 봐도 칭찬받을만한 아이어야 했다.

도자기에 비긴다면 정성스레 빚은 작품? 모양이며 빛깔이며 흠잡을 떼 없는 완벽한 작품!

게다가 난 아이때문에 나임을 포기하기 싫어 직장 생활도 계속했고 젖도 일찍 떼어버렸다.

아이를 어머님께 맡긴 채 내 볼일 다 보러 다니며 문화 생활도 했다.

아이는 아이고 나의 삶은 나의 삶이었다.

모든 게 완벽했다.

난 늘 멋진 여자였고 현명한 엄마였으며 능력있는 아내였다.

 

그러나...

계획에 없던 둘째 아이가 생겼고 그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지금!

집에서 살림하며 두 아이를 돌보는 생활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미장원에서 퍼머를 한 지 6개월은 지난 것 같고, 나를 위해 예쁜 옷을 사러 나간지도 한참인 것 같다. 옷장에 외출복은 즐비하게 걸려 있지만 그 옷들이 필요 없어진 지 오래다.

 

이런 내가 싫지 않냐구?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능력만 되면 아직 둘은 더 낳고 싶다. 그리고 맘껏 사랑하고프다.

 

아하! 이게 아줌마의 삶이구나...

이렇게 사는 것도 참 보람되구나.

 

예전의 내가 참 철없고 이기적이었단 생각도 해본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단지 만족한 삶만 있을 뿐이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살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