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동네 나무들에 붉은 물이 들고있다.
서둘러 또 다른 계절로 들었네 싶어 옷을 정리하였더니
다시금 짧은 소매의 옷을 꺼내어 입어야 할정도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연이고 있었다.
시드니 날씨가 이모양이니 분지처럼 여름에는 더 덥고 겨울에는 더 추운
호주수도 켄베라의 날씨는 .. 좁은 공간의 기숙사안이라 누가 감기가 들면
다들 옮겨 많이들 앓고 한다지만 올해는 아예일치감치 심한 감기로
인하여 딸아이가 방학전 2주간 학교를 쉬고 집으로 왔다.
2년 잘 견디나 쉽더니 이번에는 이런 저런것에 더 많이 스트레스가
합쳐졌는지 왕창 앓았다.
어린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란다지만 큰 아이들 엮시도 아프면서 자랄것이다.
공부가 중요한것도 아니고 시험이 중요한것도 아니라고 데리려 가기로 하였으나
두번째 의사의 약을 먹고 조금 나아 혼자올라왔다.
이번주 부터 2주간 방학인데 밀린 공부들 때문에 내일 모래 내려간다고 한다.
다행히 아들이 수업이 없는 날이여서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나 역시 2주 방학이라 같이 내려갈까 말까 생각중이다.
내려가도 짐만 내려놓고 함께 점심한끼 먹고 돌아오늘 것뿐이니.
갈까 말까 내일 결정 하여야겠다.
3시간 타고가서 또 3시간 돌아오는 길 조금은 지루하고 불편하고.
해가 거듭할수록 더 힘들게 느껴지는것 같다.
내일은 "학생들만 견학가냐 우리도 가자"라는 명제로 지난 텀에 이쪽 저쪽 불려
다니느라 바빴던 2개의 학교 보조 선생들이 차를 빌려 "불루 마운틴"으로 가기로
하였다.
난 사실 지난 부활절 휴가 토요일에 그곳을 지나 한 나무에 100kg 가량이
열린다는 커다란 밤나무들과 호도나무들이 있는 농장에 다녀왔다.
조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여럿이 수다떨면서 가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을것 같아 가기로 하였다. 딸아이는 종일 비디오보라고 몇개를 빌려주었다.
불루마운틴은 시드니에서는 중요한 관광지로 꼽힌다.
지금쯤은 단풍이 한창일게다.
설악산, 혹은 내장산의 극치에 이르는 아름다움과는 비교도 안되지만
나름대로 계절의 변화를 잘 나타내며 초록의 나무들과의 잘 어울림을
보여주고 있을것이다.
지난텀에는 정말 많이 바빴다. 집 바로옆의 학교와 교통편이 불편하여 새벽
일찍 나가 1시간 정도 학교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던 먼 곳.
그리고 저녁시간엔 시드니에서 첫번째로 열렸던 어머니 학교,
또 내적 치유 세미나등 에 참석하느라.
조금 한가하려나 하였더니 딸아이의 아픔 그리고 인터넷이 되질 않아
한참이나 싱갱이 하다고 결국에는 돈을 좀 먹였다.
얼마전 아주 오래된 느린 컴푸터로 아컴에 잠깐 들어와
"그린미"님의 글에서 98%가 쓸데없는 걱정을 읽은적이 있었다.
나도 그 말에 동감하며 되도록 쓸데없는 걱정에서 벗어나야지 참 귀한
글을 읽게 하여준 님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2주간의 방학, 나도 쉬고 싶다. 그 동안 뜸하였던 아컴의 님들의 글과
때로는 더욱 재미있는 밑글들을 읽으며 그분들의 안부를 듣고.
나도 이렇게 건장하니 잘있다고, 묻지도 않는 안부도 전하고 싶다.
꽃들이 가장 많이 피고 있을 사월.
모두들 건강히 즐거운 계절을 맞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