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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9

패물하던 날.


BY allgolkr 2005-02-19

결혼을 하기로 했으니 패물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시댁어른들이 아는 보석점에서 하자고 한다..

난 혼자서 부산엘 갔다. (난 대구 살았음)

 

시집쪽에선 작은숙모님 둘, 시고모님, 큰누나 이렇게 여자만 네명이 나왔다.

 

패물을 고르고 있었다.

(난 그때 세상 물정을 정말 몰랐다. 지금 생각을 해 보면, )

 

그 쪽 식구들은 신랑꺼만 열심히 골라대고 있었다.

시계, 반지

남자가 하는 패물이 뭐 별게 있을리가 있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몇시간을 그렇게 신랑꺼만 보는거였다.

 

아무도 내 것은 봐 주지 않았다.

신부는 난데...

 

여자 네명의 목소리만 왕왕 귀에 울렸다...

 

결국엔 그 보석집에서 난 뛰어나오면서 '엉엉'울었다.

너무 서러워서,,,

이렇게 해서라도 결혼을 해야하나? 싶었다.

내것이고 무어고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만 간절했다.

 

뛰어나온 내 뒤를 신랑이 따라왔다.

왜 우는지도 모르면서,

나를 따라오면서 하는 소리가

"내가 살면서 많이 해 줄께. 울지마. 종류별로 다 해 줄께."

 

난 내가 패물을 적게 받아서 울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 날은 비도 구성지게 내렸는데, 어딘지도 모를 부산 시내의 거리에

나를 혼자 팽개치지 않았던 그에게 지금도 묶여져 살고 있다.

 

이제 보석을 할 나이가 된 건가 보다.

 

제대로 된 보석을 갖고 싶어서,

허락을 받고 사야 할 것 같아서 또 내가 사는 것보단 생일 같은

기념날 받고 싶어서 이젠 무얼 사 달라고 말을 한다.

 

근데 이제사 내가 원해서 사 달라고 하면,

"생각 한 번 해 보고" 그렇게 말을 한다.

 

며칠 전 보고 온 명품디자인의 보석이 눈 앞에 왔다 갔다 한다.

 

이젠 내가 울신랑이 보기엔

"쫄쫄이"가 다 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어딜 나 다녀서, 신랑이 나를 부르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