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우리고유의 명절인 설날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저는 설날만 닥아오면 흰쌀을 물에 불립니다
가래떡을 할려구요
그리고 쌀을 건져서 대바구니에 건진다음
물이 빠지면 큰 대야에 담아서
머리에 이고 뒷마을 방앗간으로 갑니다
산을 끼고 돌아서 언덕을 넘어야 방앗간이 있습니다
그러면 막내 아들녀석이 어디선가 달려와서
엄마 일하고 와서 또 떡 쌀 이고 가는게 힘든다고
같이 들고 가줍니다 ..어찌나 이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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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앗간에 도착하면
어느새 사람들의 줄이 방앗간 밖까지 나와 있습니다
우리집 대야도 앞줄에 이어서 놓고 차례를 기다리면
아들녀석 그동안 다시 어디론가 뛰어갑니다
"엄마 먼저 가면 안돼...."저 올때 까지 기다리라는 얘기지요
그러다 보면 구수한 떡 냄새와 하얀 김이 방앗간에 가득하고
먼저 떡을 뺀 인심좋은 아줌마가 가래떡 한줄기를 들고
다들 나누어 줍니다 ..그 떡이 얼마나 맛있는지요
정말 남의 떡은 맛있습니다
이렇게 웃으며 수다떨다보면 어느새 우리떡 차례...
우린 식구가 많고 어른이나 애들이 떡국을 좋아하고
가래떡을 구워서 참기름이나 조청에 찍어먹는것을 좋아해서
두말은 해야 합니다
그러니 남들보다 두배...
사실 나 혼자 머리에 이고 가기엔 아주 무겁지요
그래도 애들 어렷을땐 식구들이 좋아하는것을 먹이기 위해서
잘도 이고 다녔습니다
이젠 아들녀석이 조금 커니까 꼭 도와 줍니다
그래서 반씩 나누어서 이고 오지요
사내녀석이라서 머리에 삐딱하게 이고 가는 폼이 우습기도 하지요
집에까지 머리밑이 뜨겁게 이고와서 동네 이웃집에 두어가락씩
돌리면 거의 삼분의 일이 나갑니다
남은것 삼분의 일은 냉동실에 얼리고 남은것은 굳혀서 떡국떡으로 썰지요
그리고 겨우내내 구워도 먹고 떡볶기도 해 먹고
주식이자 간식거리였는데...
이젠 아이들이 다 커서 외지로 따나거나 직장 다니느라
먹을 시간이 없답니다..
그리고 가장 잘먹고 잘 도와주던 아들 녀석도
군대 가고 없으니 요즘은 떡집에서 조금씩 사다가 먹으니
예전의 맛이 안납니다
며칠전 아들녀석이 전화가 와서 그럽니다
엄마가 방앗간에가서 해 오던 가래떡이 생각난다구요..
이 추운날 고생하면서 김이 폴폴나던 가래떡이 얼마나
먹고 싶엇으면 전화로 얘길할까 ..생각하니
가슴이 쏴 하니 아파옵니다..
이래 저래 군대간 아들녀석생각이 나고
지난날 설날 생각이 나서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