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요...
이런 글 정말 쓰기 싫은 디...
그래도 이실직고 해야지 마음이 편한 거 같아서리.
제 친구가요
안동으로 시집을 갔는데.
거긴 맨 종가댁인가? 어떻게 종가댁 맏 며느리되구요.
난 충청도 종가댁 맏 며느리이구요.
둘 다 결혼하기 전 천방지축이구요..
목소리 키워서 누가 이기냐구 싸운 적도 많은데
결혼 후 이런 추억이 아무 문제거리도 아니게 된 것입니다.
나나, 내친구나 할 줄 모르고, 특기없고 별 차이는 없는데.
단지 시어머님의 차이...
난 있어도 거기, 안계시면 차라리 독학이라도 살림배울텐데..
이 친군 나에게 고추장, 된장 안동의 명물이라며 김치, 그런거 툭하면 택배를 보내옵니다.
자기 시어머니가 담은 것도 있고, 자기가 배워서 담은 거라며 시식해보라고 보내오기도 하고. 진짜 부러웠습니다.
결혼 후 한번 놀러오라고 해서 우리신랑이랑 같이 놀러갔는데...
괜히 같이 갔다 왔습니다. 울 신랑 맨날 내 친구는 이렇게 하는데.. 넌 뭐냐?..
밥통도둑시킨 내 친구 남편맘이나... 내 맘이나...
그런데 이 친구가 몇년전 저에게 편지가 온 것입니다.
구구절절히 다 맞는 말씀으로 시집에게 잘해야 나 복받는다.
나중에 자식이 본이 될 수 있으니 ....
난 종가에서 무슨 모임이 있다고 처음 인사말 같은 그 편지를 받고( 이친구 메일 없슴)
처음엔 고마운 생각인데... 어랄라 이건 아니다 싶은 겁니다.
사실 내 친구 우리시집 속사정을 한 번도 애기 안한 것도 있지만.
은근히 시어머니 어른의 도리, 즉 평균치라도 있다면 지금의 이런 건달 큰 며느리는 아니라는 거, 이런 생각이 떠올라 즉각 편지를 썼습니다.
이후는 저의 시부모님께 드렸던 편지 내용입니다.
설날즈음하여 큰 며느리 드립니다.( 휴 직 서)
아버님 , 어머님께 한번도 글로 문안를 여쭙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휴직서를 보내드리게 됨을 심히 송구스럽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제가 살림을 잘 익히지 못하여 집안에 지대한 가정화목에도 별로 보탬이 되지 못하였고, 또 아랫동서에게 형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여 부모님의 마음에 많은 상처를 안겨주어 죄송한 마음 드립니다.
그리하여 제가 제대로 도리를 배우고 익혀 다시 찾아 뵙고자 하니 당분간 명절 포함, 어떤 집안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부탁의 말씀은 제가 며느리역만 휴직하고, 영은아빠의 부인과, 얘들엄마의 자리는 절대 휴직이 없슴을 약속드리오니, 이점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당분간 큰 며느리의 휴직으로 아랫동서들이 힘이 들지 않을까 사료되나, 사랑으로 잘 보살펴주실 것을 믿는 바입니다. 제대로 도리를 배워서 꼭 돌아올것입니다. 큰 며느리로서.
어머님, 아버님 꼭 건강하십시오
큰 며느리 천 정자 배상.
재 작년 설날에 드린 편지입니다.
아직 큰 며느리로 돌아오라는 답장이 없어 이번 설도 휴직 할 것 같습니다.
내 친구에게도 다 말했습니다.
답장이 왔습니다.
된장이랑, 고돌빼기 김치랑 쪽지와 함께 터지지 말라고 함께 보낸 택배였습니다.
된장 담그는 방법등....
맨 마지막 말이 제 콧등을 시리게 했습니다.
" 그래두 떡국은 혼자 먹지마....."
올해 한 해 힘들게 시작한 다고 하지만 이글 읽는 분은 기운나고, 좋은 설날 기원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