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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의 행운담.


BY 도영 2005-01-25

며칠전 서울 사는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언니..요즘 조상땅을 찾아준다더라 신청자중 반은 조상땅을 찾았다네..""

""그런것도 있어?그런데 우린 모 해당 사항 없잖어.""

""아니지 가능성 있지. 아버지 어렸을적에 아흔아홉칸에서 사셨다메.."

""그랬다 하데..아버지가 학교 가는것을 무진장 싫어해서 하인들이 아버지 초등 3학년때까지도 포대기를 끌여서 업고 학교 데리고 갈정도로 만석꾼 부자였다 카드라..""

""그러니까 언니야..가능성이 있지..그래서 춘천 오빠한테 전화 했드만 바쁘다고 오빠가 다시 전화 한다 했어.."""

머리가 순간 핑핑 돌아 갔다.

친정 아버지가 누군인가.

배곯던 어릴적 봉당에서 나와 놀고 있는 춘천 남동생만 슬쩍 불러 그 귀한 노란 카스테를 먹이던

남아선호 사상에 일인자인 아버지인데 설사 숨은 땅이 있다 해도

딸네들은 제외 시킬것은 뻔할거고 ..

아버지의 아들 딸 차별로 영악 해진 나는 비장한 목소리로 여동생을 교육 시켰다.

""얘..춘천 갸 전화오면 그냥 안부 전화했다카고..우리끼리 일단 알아 보는거야 그래서 숨은 땅이 있으면 찾은다음 아버지와 단판을 짓는거지.절대 세 아들들 한테는 비밀 이데이..

""마져 마져 언니..땅을 찾아 다음 아버지에게 미리 약속 받자 ~히히~~""

""그러니까 아버지한테도 땅 찾기전엔 말 하지말란말야 찾은다음 협상을 하잔 말이다."'

우리 두자매는 아들들을 따돌리고 땅찾는 치밀함에 들어갔다.

'"야 근데 지적과에 문의를 해야 하는데 단서가 없다 니 할아버지 성함 기억해?...아버지 본적지랑?인천 언니는 알거야. 일단 인천 언니 한테도 이 가슴떨리는 일을 알려라 니가 전화해봐..""

여동생은 인천 언니한테 전화을 해서 이러저러해서 이래할거라 하니

인천 언니도 한 통속으로 시원시원하게 오케이란다 ..

세자매가 똘똘 뭉치면 뭘 못할까..후`~

언니 역시 할아버지 성함도 본적지도 확실히 모른다기에

본적지 주소와 할아버지 성함을 누가 물어보느냐 의견이 모아졌다.

""얘.나는 아버지한테 못물어본다..전화 한통 안하던 딸내미가 갑자기 전화를 해서 본적지 물어바바라..의심 하지...평소에 인천 언니가 제일 아버지한테 잘하니 인천 언니 보고 알아보라해.."

인천 언니는 나의 진두지휘 아래 아버지에게 능청스레 본적과 할아버지 성함을 알아내고

거기다 더 희망적인 정보를 알려주었다.

""아버지가 수년전에 본적지인 제천 봉평에 땅을 찾으러 갔는데 분명 우리 땅인데도 등기가 안돼있어서 증인도 없고 해서 할수없이 그냥 돌아오신적이 있다고 들은거 같아..""

아..조상땅 찾기 신청자중 반은 찾았다하는데 게다가 아버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모..확율이 50프로에서 2-30 프로는 더 올라가는거 아닌가..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게 시작.

서울 여동생과 나는 어야든동 아들들 몰래 해치우기로 하고

핑크빛 대화를 했다.

""언니야..만약에 최소한 5억짜리 땅이 나왔다 치면 3억은 3형제가 하라하고 우린 2억 가지고 나누자..그래 부자였다면 자투리 땅이라도 나올수 있고 그이상일수도 있을것 같어.와`~가슴 떨려라~~~""

'"야..그런데 우리 그땅 찾으면 팔어서 나누냐?그냥 땅으로 분활 하냐?""

""언니는~~그냥 냅둬야지 그 땅이 금싸라기 가 될줄 알어..그냥 공동 명의만 해놓자구`""

""하긴 우리 세자매 나중에 펜션 짓기로 했는데 펜션 부지로 냅 둬도 개안켔따..펜션 부지는 확보 됐다 "

"그랭그랭 아버지를 포섭 해서 우리몫으로 40프로는 받자..근데...셋이서 똑 깥이 나누냐?""

""그럼 똑같이 나눠야지..'"

""야...나이순서대로 나누든가 친정 경제살리기에 공헌 한사람 은 더줘야지.참고로 말야 난 시집오기전에 엄마 월급타서 몆년을 받쳤데이`~너하고 언닌 한게 없으니 공헌도에 따라 나눠야제...캬캬""

"""치치 언니 무슨 소리...나도 엄마 수퍼마켓 할때 알바했어..""

동생은 정보를 줬기때문에 많이 가져야 한다고 우겼고

인천 언니는 본적지 주소를 알아낸 일등 공신으로 언니 또한 자신이

더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우겼고

나는 지적과에 똑소리나게 알아보는 역활을 맡았으니

내가 가장 많이 가져야 한다고 우기면서 오전내내 전화통에 불이났다 ㅎㅎㅎ

지적과에 전화를 했더니

본적지 지적과에 알아보란다.

114에 물어 본적지 지적과에 전화를 하니 낭패다.

상속받을 본인이 제적등본과 호적등본과 도장을 가지고 직접 신청 해야 한단다.

본인 없으면 전화로도 알아줄수가 없다나.

할수없이 춘천 남동생에게 고백을 해서 끌러 들여야먄 했다

""야.포항 누나다..사실 우리 셋이 모사를 해서 땅좀 찾아 챙기려 했는데 니가 개입좀 해야 쓰겄다..니만 끼여줄께..아버지 모시고야..서류떼서 충북 도청좀 갔다온나. 멀어서 우린 못가겠다..가능성은 꽤 있다아~~ 할아버지가 예전 제천하고 봉평에서 알아주는 부자였데요 등기 안된 숨은 땅이 있을것 같지 않냐?토지개혁 하면서 등기안한 사람들이 그래 많었따자나.니도 동참 해라 낑겨 주께~~""

남동생은 내말을 듣고 기가차고 어이가 없는지.

""어쩐지 서울 그 지지배가 전화 왔기에 바빠서 나중에 다시하니 안부전화 했다면서 눈치가 이상 하더라...내참..그런 모사를 꾸몄구만..와...세상 무섭다..와..""

""야야 우릴 원망 말어..아버지가 딸들이라고 제외시킨것이 한 두번이냐..좌우간 우리몫은 줘야한데이~~~"가능성은 80프로다 ..선처를 바란다 하하~~""

누나의 고백에 죄를 따진다며 죄의 여부를 가려 주동자는 아주쬐끔 준다나 뭐라나..

다시 춘천 남동생의 전화가 왔다.

'"누나 주동자가 누나 더구만.서울 은숙이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던데?'""

어느새 여동생은 이실직고를 하고 남동생의 쪽으로 붙어 버리고

조조같은 여동생의 발빠른 행동에 나는 기함을 하며 넘어 갔다...푸핫~~~

인생역전을 꿈꾸며 가만 생각해보니 며칠전 봉평을 지나 친정인 원주를 가는데

웬지 봉평쪽으로 자석같이 끌리는 기운을 받은것 같기도 한것도 같았고 .후후`~

예감이 좋았다 그러고 보니 어젯밥 꿈자리도 맑은것 같기도 했고...

철학관에서 올해 내 신수도 재물이 들어온다 했고..

설레임으로 쇼파에 앉아 거실을 휙 둘러보니 우리집 거실에 가구들이 궁색하게만 느껴졌다.ㅋㅋ

점심도 건너 뛴채 아버지하고 통화하기로 한 언니의 전화를 기다리던중

여동생의 전화다.

""언니 ...없데.땅 없데..""

와.평소에 단도직입을 좋아 하는 지지배지만

어덯게 한마디로 "없데""냐..

이래저래해서 땅이 없다 하면 충격을 덜먹지...ㅎㅎㅎ

""없데.""해놓고 뒷이야기를 하면 내가 뒷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겠는가..

장황하게 땅이 없는 이유를 늘어 놓는 여동생의 목소리는 허공에 맴돌고

허망과 허무가 파도 처럼 밀려와 나를 휘청거리게 했다..

7시간의 핑크빛 꿈이 "없데""짤막한 말한마디에 산산히 깨지고

남동생 한테 주동자로 찍혀서 밝칙한 누나로

나의 인간성이 적나라하게 평가된 순간 이였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