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태국 사찰 관광을 비키니 입고 온 외국인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1

저물어 가는 성탄의 밤


BY 로맨티스트 2004-12-25

흐르는 구름, 싸늘한 어두움, 그 밤 속에서 또 한해가 저문다.
지나간 모든 것은 쓸쓸하기만 한 것일까?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세모의 거리에서, 나의 마음속에 밀려오는 것은
후회, 아쉬움, 미련 그리고 까닭 모를 눈물과 같은 것.

한 해를 결산하는 매듭에서 못다 푼 마음이 토해내는 정도의 앙금들이,
창밖에 비치는 레온싸인 불빛에 섞여 일순 나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12월 중순을 훌쩍 넘어선 성탄의 밤...
혼자 지키고 있는 썰렁한 사무실, 창 밖을 외워 싼 빌딩숲 너 마저 없었다면
나는 어디로 발길을 돌리란 것이냐!

길가에는 반짝이는 츄리등과 함께 캐롤송이 울려퍼지고 찌뿌린 하늘은
금새 눈발을 뿌릴 냥 내려앉고, 을씨년스런 어둠의 길에서
내 한 몸 기댈 곳 없어 지친 몸으로 너를 찾아가노라.

그 어느 때 보다도 사람들의 따뜻한 체온이 그리운 이 계절에서,
벅차게도 달려온 지난 세월의 상념들이 아스라이 멀어지는 지금도,
나는 기다리지도 않는 불청객으로 또 오늘을 만나고 있다.

그런 까닭은 아직도 나의 가슴이 따뜻하게 남아 있기 때문인가.
그 가슴속의 훈기가 허겁지겁 정말 너무도 바쁘게 살아온 한해의 끝자락 에 걸려,
나 자신을 겸허하게 되돌아온 시간을 만들어 주고있다.

그래서일까, 쓸데없는 오만을 버린 지 오래지만, 타락한 지성을 뒤로 감추고
감정을 앞세워 허기를 채우며 천하를 얻으려는 용열 함이 이렇게 미워질 수가 없다.

계절이 깊어질수록 사람이 그립다.

내 안의 그 많고 많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발길이 멀어지다 또 내 곁을 떠나가고,
이유 없이 이유가 많아지는데 그러나 그런 핑계도 이제 몇 번을 더 만나면
다시 할 수 없는 세월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 지치게된다.

천지간에 속마음 감추고 이 밤을 새우며 새벽이 다시 와도
잠시 머물다가는 인생에서, 품은 뜻 펴지 못하고 살아지는 대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또 그보다 불행한 일 어디 있겠는가?

그토록 젊은 날에 품었던 보라 빛 인생은 한번쯤 살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늘 외쳐대던 나 이지 않았던가?

저 빌딩숲 너머로 모습을 숨긴 저녁 햇살은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이내 머지않아 손톱 달로 떠오를 하얀 달빛이 텅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나의 이 밤을 지켜주려 살포시 내려볼 것이다.

 

 

배경음악 : Laura Pausini  - One More Time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