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장에서 근무중 개인 휴대폰 통화는 규정상 금지 되어있다.
그런데 근무중 작은 소리였지만 내귀에 들려오는 통화 내용인즉
지방 근무를 하고있는 남편과의 통화인듯 한데 주말에 서울 집으로 올때
자가용 운전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상경하라는 대화였고 그 말끝에
이번달 통장에 입금된 급여가 왜 그리 많이 들어 왔냐는 거였다.
남편의 급여~
게다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 왔다는 대화~
그리고 그 통화를 하고 있는 당사자는 얼마전 나와 인사를 나누었는데 나이도
나와 동갑이란다.
자녀는 고등학교 재학중인 아들 하나이고 남편은 지방 근무를 하고 있으며
거주하는 아파트도 직장에서 걸어 오분도 채 안되는 위치에 바로 옆 아파트란다.
분명 지하철 역세권안에 있으니 못해도 수억은 할것이고 남편은
모두 살기 힘들어 죽겠다 아우성인 이시대에 생각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니
휴~~ 부러운지고~~
잠시 가슴이 울컥여졌다.
남편!!!
요즘 집에는 상병 계급장을 단 아들이 휴가를 나와있다.
10일간 휴가로 다른때 보다 조금 긴 일정이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종종
나누는데 몇일 전 저녁 식사 후 아들 아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도 재혼 할까?
엄마 그러세요 저는 반대는 안해요 ~
하지만 상대가 그만하면 됬다 싶은 그런분과 했으면 좋겠어요~
그만하면 됬다 싶을 사람이라~~~
아들 아이의 대답에 아득해져왔다~
그런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과연?
순간 어서 나이가 들어 차라리 할머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면 휴가를 마치고 아들 아이도 다시금 군에 복귀를 할것이고
대학생 딸아이는 중국어 전공이라 겨울 방학 동안 북경대학으로 어학 연수를
떠날것이다.
이래 저래 더 더욱 썰렁한 연초가 될것이고 아마도 내 마음은 그래 저래
더 시리고 아프겠지~
비교적 포근한 올 겨울인데 요즘들어 겨울맛이 나게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다.
거실에서 아들 아이와 딸아이가 TV를 보다 잠이 들었는지 새벽 잠결에
켜놓은 TV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에 잠이 깨어 나와보니 아들 아이는 이불도
안덮은 채로 엎어져 잠이 들어있다.
보일러 스위치를 올리고 아들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래 그래 이쁜 내새끼들아~
이 험한 세상에 엄마가 다리가 되어줄께~~
남편이 있고 그래서 세상에 기댈 언덕이 있는 아낙들이 몹시 부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부모로써 이 겨울, 이 자리에 엄마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내 아이들이 저리 평온하게 추운 겨울 포근하게 잠에 빠질수 있는 거겠지~
다음주면 2005년 또 새로운 한해가 시작이다.
새노트에 어떤 포부를 또박 또박 적어야 할까?
어떤 희망을... 어떤 바램을...어떤 부러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