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파트 베란다에는 갖가지 화초가 잘 자라고 있다.
여러가지 식물 중 네펜데스는 열대 식충식물이다.
모습이 강낭콩 모양의 벌레잡이 통이
주럴 주렁 매달려 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대견하다.
우리 아들 동헌이가 오래 전부터 식충식물에 관심을 보였었다.
책에서 이 네펜데스를 발견해 내고는
정말 간절히 갖기를 소원했다.
그래서 동네 근처 화원에 들러 있는지 알아 보고,
꼭 구해 달라고 주문을 했었다.
그런데 모양이 좋고 크고 마음에 드는 것은
값이 너무 비쌌다.
그리고 구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귀한 식물이란
설명에 사기로 결정했었다.
처음에 화원에서 봣을 때는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앗엇다.
내 맘 같아서는, 돈 주고 사기에는 정말 아까웠지만 ,
구하기도 힘들고 귀한 식물이기도 하지만,
아들이 하도 간절히 원하니까,
어쩔수 없이 사 가지고 오긴 했어도, 볼 때마다 `아니야' 할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래도 화초에 물을 주는 시간에 맞춰 꾸준히 물을 주고 했더니
새잎이 나고 또 새잎이 나고 하면서 삐쭉하게 잘도 자랐다.
그래서 부목을 대어주고 꾸준히 정성을 드렸다.
그즈음에 함께 산 식충식물이 여러 종류가 있었다.
여름이 지날 무렵 거의다 죽고
이 네펜데스만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하도 모양이 시원치 않아서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가을이 지나면서 벌레잡이 통이
잎 끝에 가느다란 줄기에 매달려 조금씩 커지더니
지금은 제법 10CM 나 되게 자란 것도 있다.
참 신기하고 놀라운 느낌을 받게 된다.
네팬더스는 잎 끝에 가느다란 줄기가 달려 있는데
처음에 사가지고 왔을 때는 잎 끝이 전부 말라 있어서
보기가 싫어 가위로 다 잘라 버렸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잎끝의 가느다란 줄기의 끝 부분이
점점 굵어 지면서 벌레잡이 통이 크게 생기는 것이었다.
이걸 본 순간 `아차 또 실수'하는 생각을 했었다.
성질이 급해서 차분히 살펴 보지도 않고,
조금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보지도 않고,
내 생각대로, 말라버린 잎 끝을
가위로 섬퍽 잘라버린 나의 행동이 너무 경거망동해서
미안하고 부끄럽고 민망한 마음을 누를길 없다.
말없는 네팬더스 앞에 죄인처럼 가만히 앉아있다.
말은 못하지만 그동안 나의 모습을 지켜 보면서
속이 많이 상하고 애를 태웠으리라......
하지만 꿋꿋이 잘 자라 준 네펜데스를 보며
나 자신의 허물을 보게 된다.
우리가 때맞춰 밥 먹듯이,
때 맞춰 물 주고 정성을 드렸더니
조용히 아무 말없이 잘자라고 , 이렇게 결실을 보여 주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기쁘고 유쾌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