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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문집


BY 꿈꾸는 여인 2004-12-23

 

 

"여보세요,  아부지라예"    "응"   "아침  잡수셨어예"  "응  먹었다."

"엄마는  예?"  "절에  갔다."   "아부지는  오늘  어디  안  가십니까?"  " 응 좀 있다가  간다."

"날씨  따시지예?"  "응  따뜻하더라."  "아침에  운동  갔다  오셨어예?"  "응  갔다 왔다."

거의  매일  부모님과  통화를  하다시피  한다.

 

우리  아버지는  참  부지런하신  어른이다. 

몇년  전부터 , 다리의  관절이  안좋으셔서

아버지  나름대로  개발하신  체조로  건강을  관리하고  계신다.

그리고  가끔씩  가까운  곳에  산행을  하신다

 

산행이라면,  제일  먼저  아버지가  생각이  날  정도로,

내가  아주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규칙적인  산행을  하셨다. 

지금  연세가  80이신데도

굉장히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신다.     

 

그런데  이분이  다음해에는  꼭  당신의  문집을  내겠다고  하신다.

당신이  살아  온  길이  산넘고  물  건너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분이  내가  모르는  그  무엇.......,   무슨  생각을  하고  사셨을까? 

무엇을  어떻게  쓰실까?  내심  궁금해진다.

 

지난  추석에는,  대구  팔공산  자락에  산을  사셨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  하나,  딸  넷  오남매가  모두  함께  그  곳엘  갔었다.

거기서  아버지께서  "내년부터  포도나무  다  패내  뿌리고,  잔디  심고  조경  할란다"

하시길래  "거라이소,아버지  마음에  들게  멋지게  꾸미가꼬, 유택에 들어가서 사시면

안  됩니꺼"  하니  "그래,  보이  어떠노"  하시길래 

"예,  좋습니더, 자손의 영화가  있겠심더"하고  말씀드렸다.  

아주  흡족해  하셨다.

 

아버지는  당신의  삶을  하나  하나  정리하며  마무리를  준비하시는  것  같다.

아버지는 향교나 성균관  등  유림에서, 조상의  훌륭하신 업적을  밝혀  내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우리  뿌리찾기 사업으로 

책도 펴 내시고, 지역사회의 청소년 선도등 

능동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

 

6 .25  참전  용사로 국군  묘지에도  가실  수가  있는데, 

사병으로  참전하셨기에.  따로  유택을  구입하셨다고  한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가만히  나를  되돌아  보게  한다.

내가  아버지  연세만큼  살지  안  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내 나이 80이 되었을 때,

저렇게  당당하고  호기롭게  자서전을  낸다고  할  수  있을까?  하고.

 

늘  부족하고  어리석은  자식을  일깨워주시는  아버지!  큰  스승님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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