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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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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렇게...


BY 바늘 2004-12-16

엊그제 C라듸오 방송국 50주년 특집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을 하게 되어

퇴근후 지하철로 목동에 위치한 방송국까지 빠른 걸음을 하였었다.

 

세명의 아줌마들이 가계부에 관한 주제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1시간이 넘게 녹음을 하고 다음날 낮시간 12시 5분부터 1시 넘어까지 방송이 나오는

것인데 2주전 연락을 받고 직장 근무에 지장이 없게 퇴근후 녹음 작업을 한다기에

그러마  쉽게 승락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녹음 방송에 들어가면서 작은 후회가 들기 시작하였다.

 

가계부!

 

결혼초 20여년 전 은행 창구에서 연말이면 고객들에게 가계부를 한부씩 선물로

주었었는데 그때 살림에 관하여  아는바 없이 거저 생긴 가계부를 펼쳐보니

생활의 지혜라던가 그날의 스피드 요리까지 유용하게 실려 있기에 눈길이

머물렀었다.

 

그로부터 콩나물에 두부 반모까지 세세하게 가계부를 펼쳐 꼼꼼하게 적어가면서

아이들이 생겨나자  가계부는 내게 있어 육아 일기 역활까지 하면서 6개월이 지나

앞니가 두개 솟아난 이야기 부터 예방 접종날 까지 메모를 해나갔었다.

 

가계부는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금전 출납의 용도를 지나 일기장 역활까지

하면서 그로부터 18년 19년 정도를 나의 곁에 두었었는데 3년전 일신상 변화를

겪으면서 줄어든 수입에 최대한 긴축으로 특별하게 적어갈 항목도 몇가지 없고

그래 저래 가계부는 내게있어 이제 추억속에 접어 두었는데

 

아뿔싸 ~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 1시간 넘게 그 가계부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 나가려니

나로써는 결코 편편한 자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간간 출연한 3명의 아줌마 게스트들이 지난  5월  주부 경제 살리기 공모전에

수상을 했던  공통화제가 있었기에 그나마 쬐끔 숨통이...

 

잘나가던 남편의 넉넉했던 수입과 현실속에 그와 비교도 안되는 수입으로 가장이

되어 살림을 해나가야 하는 현실을  이야기 해나갈때 왜그리 속이 탔을까?

 

작가로 부터 사전에 메일로 방송 대본이 왔을때 한달 수입에서 어떤 항목이

지출이 많은지 물었는데 가만 메모지를 꺼네어 적어보니 가장 큰 지출은 대학생

딸아이 학비였고 그다음이 아파트 관리비(난방비,수도,전기 등등),잃어버린 내집에

대한 미련으로 작은 아파트라도 다시금 장만하려 매달 거르지 않는 청약부금,갑작스런

사고에 대비한 보험,그다음이 의외로 통신비(휴대폰,인터넷비,전화비)였다.

 

문화비와 의류비는 정말 대폭 줄였고 어느달 어느 날에도 허튼 지출은 거의 없었다.

 

아니 할 수도 없었는지 모르지만...

 

휴~~

 

이렇게 살아 가는게 잘 살아 가는 것일까?

 

앞만 보고 낭떠러지 삶속에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나를 다독이며

스스로 넌 잘 할수 있어~~

 

그렇게 주문을 외면서 하루 하루 내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 넣는데

 

그날 난 왜 그리 속이 많이 상했을까?

 

요즘 새로 옮긴 직장에서는 연말 송년회때 팀별 장기 자랑이 있다하여

오늘도 퇴근 후  땀 흘리며 헉헉~ 에어로빅 연습을 하다 귀가 하였다.

 

그래 그냥 물 흐르듯 그렇게 살아보자

 

지금은 그렇게...

 

참 ~세월이 빠르네요~ 다음주면 크리스 마스 성탄절인데

하얀 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온세상 하얗게 멋지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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