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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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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연인


BY 동해바다 2004-12-06


  잃어버린 계절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따뜻한 기운에 봄꽃들이 너도나도 활짝 터트리고 있을 즈음
  비가 내렸습니다.
  밤사이 뒤척이다 새벽녘 눈을 떴습니다.
  4시 30분...
  창문열어 마당을 바라 보았습니다.
  오후내내 내리던 비가 어느새 그쳤는지 말라 있었습니다.

  새벽별이 총총...
  비온후 기온이 뚝 떨어질거라고 예보는 했지만
  여유부려도 될 일요일이기에
  평상시 기상보다 한시간 늦은 6시 반에 나를 일어나게
  폰에게 명령하였습니다.

  별도 총총 떳겠다 맑은날 일출은 따논 당상이기에...
  어제아침만 해도 겨울은 어디에서 헤매는지 포근하기만 한
  기온이 하루사이 뚝 떨어져 있었습니다.

  옷깃 여미고 홀로 산에 오릅니다.
  비에 많은 솔잎들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젠 어두워 오지 못하는 산...
  일주일에 한번씩은 만납니다.

  
  
  청솔모 한마리가 쪼르르르 내 발자국에 놀라 도망갑니다.
  나무 끝 솔가지 크게 흔들어놓고 이쪽 저쪽으로 열심히
  뛰어 나닙니다.
  얕은산 넘어 중간지점 ...
  도로끝에 바다가 보입니다.

  

  새벽녘 별이 알려준 기후는 말짱 헛일이었나봅니다.
  잔뜩 찌푸린 구름만이 바다위를 덮고 있습니다.
  낮은산 하나 더 오릅니다.

  

  욘사마 열풍을 일으킨 어느 배우가 이곳에 촬영차 온다는데
  멀리 갈 필요없이 내가 오르는 솔길에서 찍으면 딱이겠다 싶네요..
  너무 아름다운 아침 숲길입니다.

  성종시대 만들어졌다는 봉수대가 이 지방을 지켰습니다.
  
  

  추워져서인지 70 가까운 노인 두분 외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만하면 그만 둘 때도 되었는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할까...

   

  바다 위를 혼자서 멀건히 바라 봅니다.
  멀리서 보는 바다는 잔잔하기만 합니다.
  뒤를 돌아 시내정경을 눈에 담습니다.

  
  
  몇번 발을 밟았던 두타산 하늘은 바다쪽과는 반대입니다.
  흰구름도 보이고 선명한 하늘색도 눈에 뜨입니다.

  사진찍으며 천천히 오른산....
  카메라를 off 시켜놓고
  걸어온 길 다시 되돌아 빠른걸음 옮깁니다.
  그제서야 땀이 납니다.

  연이틀 이은 산행과 겨울중 큰 일 김장을 마친 후에도
  내 몸이 말짱한 것은....
  모두가 산행 덕인가 봅니다.
  누가 시켜서 해야 할 일이 아닌...
  자신의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것...
  점점 나이들수록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돌아오는 길 개나리 꽃을 보았습니다.
  추워질텐데 어쩌나...
  

  * 날씨가 흐리다보니 사진찍는 기술도 닮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