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대학 졸업반이던 그를 위하여 아니 어쩌면 나를 위하였는지 모르지만...
일간지마다 신입사원 채용 공고가 나면 정성스레 스크렙을 만들어
여기 저기 대기업에 이력서를 내면서 보낸곳 마다 채용하겠다는 희소식이 날아오자
너무도 좋아라 했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대학 졸업전 이미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이 되었고 졸업식장에서 수석으로 금메달을
수여 받을때 그 뿌듯한 행복감은 지금 되돌려 생각해도 마냥 기쁨이어라~
위로 시숙이 두분이나 계셨어도 모두 저마다 사정이 있다하니 막내 며늘로 홀시어머니
모시겠다 겂도 없이 사랑 사랑 그 사랑에 눈멀어 청사초롱 불 밝혔어라~
첫아들에 둘째는 구색 맞춰 어여쁜 딸을 낳고 애시당초 갖은것 없이 시작한 신혼생활은
낭비없이 콩나물에 두부 반모까지 꼼꼼하게 가계부 적어 알뜰 살뜰 꾸려가니
얼마후 작은 거실까지 딸린 새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래 그때가 참 ~행복했어~
백일 잔치 돐잔치 수수팥떡에 백설기 두루 두루 나눠 먹으며 세상은 이렇게
사는건가 보다 베시시 웃어보았지~
남들이 부러워 하는 안정적인 직장에 어느날 뜬금없이 사표를 내고 더 좋은 세상으로
성큼 나갈거라 그렇게 호언장담 포부도 크더니만 천만다행 그 포부 따악 들어맞아
시샛말로 쭈쭈빵빵 잘나가는 날들에 아이들은 똑소리 나게 공부 또한 잘하니 어딜가나
칭찬과 부러움이 널널하였다.
아~~ 꽃피는 봄이어라~
늘어가는 살림살이에 행복한 날들~
윤나게 반질 반질 집안일도 척척, 상차림 요리에 한식 일식 양식까지 발걸음 종종이며
배워 풍성한 식탁 앞에 가족들 모이면 그 모습이 보기 좋아 스마일 ^-^
뿌린대로 거둔다는데 ...
지난것은 다 무효인걸까?
오늘 퇴근길 직장 후배가 좋은 글귀가 있어 친구들 모임에 가는데 한장씩 건네주려
한다며 내게도 한장 드릴까요한다.
응 ~그래 한번 보자 무슨 글인데~~
* 부부가 함께 보면 좋은 글 *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 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 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광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함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 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것을...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송이 굳은 케잌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상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 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ps-->조용한 적막속에 읽어 내려가는 글
그 글따라 흘러 내리는 눈물 또르르~
내사랑 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