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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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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아직도멀었지만...


BY 이지화 2004-11-03

벌써 만5년이 지났다 내가 엄마가 된지

그땐 그랬다 그저 결혼하면 아이를 낳고 다들 그렇게 부모가 되는거라고

우리 아들 태어난날은 추석날 아침.

친정엘 가 있었지만 부모님들은 추석을 지내러 거꾸로 서울오빠네집으로 가셨고

난 추석을 보내러 엄마에게온 결혼안한 언니와 같이 있었다

추석날 새벽부터 배가 아프기시작했고 서둘러 이것저것 병원갈 준비를 했다

집근처가 다니던 산부인과라서 그 새벽에 가보니 문은 굳게 닫혀있고 비상벨도

혼자서 요란하게 울리기만할뿐 아무도 답이 없었다 덜컥 겁도 나고 걱정도 되고

여기저기 병원에 전화를 했지만 분만이 안된다고 했다 미리 입원을 했어야한거다

 어쩔수 없이 119의 도움으로 다른 지역의 종합병원에 들어갔고 초보 산모와 초보간호사와

분만을 위해 갖은 노력을했지만 난 자연분만을 할 수 없었다 기술 부족이지 두사람모두

그 순간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던지 그리고 얼마나 미안하던지 우리 엄마는 4번이나 이런 고통을 참아 냈겠지  난 정말 못하겠다  는 생각 밖에...

결국은 제왕절개로 출산을 하게 되었다  너무나 긴 산고끝에 허무하게

마취된체 병실에 옮겨져 누워 있을때 어렴풋이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여기 맞나?"

그 목소리에 마취가 확 깨고 그저 눈물만 마구 마구 쏟아졌다  지금도 눈물이 날려하네

아무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울지마 아이낳고 울면 나중에 눈나빠져 그럼 안돼"  그순간도 딸 걱정   옆에서 아무말 없이 바라보시던 아빠.

자신의 딸이 엄마가 되는 것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는 아빠의 얼굴에서 또한번 눈물

사실 난 처음 아이를 만났을때 아주 낯설게 느껴졌다 내아이구나 하는 감탄보다 아주 아주

낯설어서 내가 정말 아이를 낳은거야? 하는 이아이가 우리아이야?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 고통스럽던 순간도 다 잊혀지고 우리 관우를 키우며 정말 행복하다

아이를 키우며 문득 문득 와! 우리 엄마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까  난 한도 이렇게 버거운데

어찌 4을 키우셨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금 관우대하는 자세를 가다듬는다

요즘들어 부쩍 죽음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들 자기가 결혼하면 엄마는 할머니되냐고 자기 그럼 결혼안하겠다고 엄마 죽을때 자기랑 죽자고 그래서 다시 태어나 결혼하자고 그렇게 엄마를 좋아하는 아들. 애교덩어리  난 우리 엄마에게 얼마나 예쁜짓을 했고 또 얼마나 애교를 떨었을까? 자뭇 반성한다 아이의 모습에서 아직도 아직도 엄마를 아빠를 만족(?)시키는 딸이 아닌데 아직도 멀었는데 자꾸 시간이 빨리 빨리 가니깐 어쩌면 좋을까 나도 관우처럼 엄마 아빠 돌아가실때 따라간다고 철없이 말할 수도 없고 그저 제발 건강하게 두분 같이 오래오래 살아 주셨으면 하는 바램만 가져본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그리고 관우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