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왔다.
나리따공항에서 스카이라이너를 탔다.
열차안에서 처음 느낀것은 아무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모두 책을 보거나 창밖만 보고 있다.
어..모두 우울증인가...
떠들수가 없는 분위기에서 머쓱해졌다.
우에노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다.
퇴근시간이 되어서 붐볐다.
가방을 끌고 언니와 형부와 셋이서 경노석 앞자리에 섰다.
노인 세분이 갑자기 일어난다.
자리를 양보한다.
나는 놀라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먼길을 오신 외국인이니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말을 했단다.
그들이 양보한 자리에 앉고 보니 편치는 않았다.
다음날 언니와 가까운 수퍼마켓에 시장을 보러갔다.
그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시장을 본다.
함께 온 사람들과도 말을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주부는 앞치마를 두른채로 나온 사람들도 있다.
하하...웃었다.
언니가 말린다.
앞치마도 팻션인가...
그런데 그런 일은 그들에게는 익숙한 일인 모양이다.
이상한 일이다.
자꾸 말을 하는 사람은 나뿐인것 같다.
나는 언니에게 묻고 싶은 것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다.
왜 풋고추가 안 보이고 호박이 안 보이냔 말이다.
여기는 없단다.
찌게의 필수품이 여기에는 없다니...
어제 관광을 하기 위해서 다시 지하철을 탔다.
핸드폰이 난무하는 우리의 지하철과 달랐다.
모두 핸드폰을 꺼놓은 것일까...
자리가 났다.
언니가 눈짓을 해서 내가 가서 앉았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 옆자리가 비었다.
'언냐..일루와...'
내가 큰소리로 언니를 불렀다.
언니는 내옆으로 와서 앉으며
'여기서는 그렇게 큰소리를 내면 안되.'
그런다....
내참...벙어리가 되란 말인가...
한참후에 핸드폰 울리는 소리가 났다.
그럼 그렇지...저희들이라고 별수 있을라구...
그런데 핸드폰을 받는 사람은 입구쪽으로 가더니 속삭이듯 핸드폰을 받고
얼른 끊었다.
예의 바르다.
우리가 꿀린다.
여기는 목소리가 커야 이기는 우리네 세상과는 다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