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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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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바보가 될까봐....


BY 오드리햇반 2004-10-31

이러다 나는 바보가 될까봐 두렵습니다

알뜰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코끝이 찡해지다가도
슬픈 현실속의 사연에 목이 메어 잠시 멍 해있다가도
나는 내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풀쩍 안주합니다

 

안주란 편안한것을 바라는 마음이라 형편과 실정에 둔감해지기 쉽습니다.
오늘 에세이 방 글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집안 구석구석 살펴보니 이것저것 안쓰고 굴러 다니던 물건들
모아보니 요긴하게 한달도  버티고 겨울도 날 수 있겠다는  넉넉한 기운
난 그 기운마저도 갖지 못해 늘 어리버리합니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10명 장정의 밥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거기에다  비싼 갈치까지 덤으로
얻었다는 님의 글을 접하니 나는 자꾸만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맛난걸 보면 내 입맛에, 때론 아이들 생각나 덜컥 사들이고 이쁜걸 보면  아까운줄 모르고
눈딱 감고 사버리는 내 파렴치를 남편은 사회생활한다고 이해하는가 봅니다.


서로 도와 억척스럽게 살아도 숨가쁜 현실입니다.
월급 안준다 투정 부리다가 화풀이로 옷이라도 한벌 사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확실히 바보입니다.
집안일 안 거들어 준다 힘들다고 투정부리다가, 힘들테니 외식하자하면

금새 따라나서는 나는  아직 철이 덜든 아내인가 봅니다.

 

이러다 나는 사회경험을 쌓기는 커녕 사회에 적응도 못하는 바보가 되어 버릴것 같습니다.
사회는 아마 나같은 바보는 아무런 유익이 되지 못한다는것을 알테니까요.
습관은 몸에 밴 하루하루의 일과이거늘 ,나는 그저 막연히 좋아질것 같은 눈먼  미래를 내다보며 오늘도 내일도 안중에도 없는 덜 떨어진 여자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일요일 하루 나도 조신히 냉장고 청소며 집에서 안쓰고 굴러다니는 화장품 샘플들이며 생활용품들을 모아 들이고 겨울옷장을 정리했습니다
세탁기를 여러번 돌리고 집안을 정리하니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쇼핑을 해서 사들인 물건은 없는데 갑자기 늘어난 생활용품에 말입니다
점심 식탁도 한껏 풍성해졌습니다


저녁먹기전 간식으로 추석때 친정에서 가지고 온 고구마를 쪄 먹고 산책을 나가볼까 합니다
한껏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가족 모두의 마음에 담아 두어야겠습니다

언제나 부자인것 같은 마음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