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나비의 디딤돌 되어주던 노란 민들레가 아직도 어느 인도 블럭 수없이 밟히고 지나간 돌 틈에 샛노란 꽃잎을 피우며 웃고 있습니다.
모두 빼앗기고 넋 놓아버린 들판 삭막함 속에 아직 고운꽃 피워문 달맞이 꽃도 보입니다.
질긴 생명력을 말하자면 개망초를 빼놓을수 있을까요.
퇴색한 누런 색으로 더러는 아직도 뽀얀색으로 이른 봄부터 피우기 시작한 꽃들이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답니다.
늘 에세이 방에서 또는 꽁방에서 웃음을 주고 정을 나누던 그리운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이 아니길 바래 보면서...자꾸만 경제가 어려워 지고 머지 않아 시린 겨울을 맞을걸 생각하면 수없이 그려대는 푸른하늘에 고운 그림도 무르익은 고운 단풍도 고운단풍 띄워 돌돌거리는 계곡 물도 모두 시리기만 합니다.
두둑한 뱃장도 쌓아둔 돈뭉치도 없기에 세금 한번 밀리면 큰일 나는줄 알며 살아왔습니다.
10월25일 남편 사업 제 사업 모두 부과세 한푼 못내고 모두 넘겨 버렸습니다.
세금 고지서가 많이도 쌓였습니다.
집에는 집대로 회사엔 회사대로....
그동안 식당에 대놓고 먹던 밥을 해먹기 시작했습니다.
10명 장정 밥을 해댄다는것이 업무를 보면서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아자아자 화이팅 제가 누굽니까 5남2녀중 셋째로 태어나 남동생 네명이나 공부시킨 또순인걸요.
냉장고를 열어봅니다.
무엇인지 모르는 것들이 비닐봉지에 담겨 주르르 쏟아집니다.
이제 이 냉장고를 다 비워보리라 다짐하며 어머나! 그 비싼 갈치 한 봉지도 들어있네요.
아자아자 화이팅! 요번 기회에 냉장고 정리한번 깨끗하게 해 봐야겠네요.
철철이 사입는 옷이건만 왜 계절이 바뀌면 하나도 입을게 없는지 온 집안 옷장을 모조리 뒤집어 옷 정리를 했네요.
그래이옷도 있었네, 이 옷은 한 번도 안 입었는데.
아자아자 화이팅! 올겨울 옷 안사고 한번 살아봐야지.
화장대 위에 화장품이 자꾸만 떨어져 갑니다.
서랍속 온 집을 뒤져 대청소를 합니다.
어머나 화장품 샘플이 너무나 많습니다.
유통기한이 넘어서 혹시 부작용은 없을지 걱정이 조금 되지만 아자아자 화이팅! 워낙 고운 피부라,후후
가끔 들어온 선물셋트 비누 치약 구석구석에 굴러다니는걸 모두 찾아 빈 바디크린져 폼클랜징 모두 버리고 예쁘게 정리했네요.
비누에서 나는 향기도 좋고 보기도 좋네요.
아자아자 화이팅! 아깝지만 언제쓰나 걱정했는데....요번 기회에 무두 써야 겠네요.
이참에 사십년 넘게 찌워온 살도좀 빼고 기억도 나지 않는 선물로 받은 촌스런 내복도 입어볼랍니다.
나에게 닥치는 시련이야 씩씩하게 받아들일수 있지만 회사라고 믿고 다니는 우리 식구들을 어떻게 그만두라 해야 합니까.
냉장고 비닐봉지가 다 없어지기전에 아이들 가진 옷이 작아지기 전에 화장대 샘플이 다 떨어지기 전에 욕실에 비누 치약이 다 떨어지기 전에 내가 우리 기사님들에게 그만두세요 하기 전에 경제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모두 웃으며 에세이 방에서 따뜻한 글들로 정을 나누며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