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달 전 딸이 강아지를 얻어왔다
끔찍이도 못생긴 뭣보다도 내가 치를 떨며 싫어했던 옆집 개와 같은 종류 같았다.
젖을 떼지 못한체 데려온 두려움에 떠는 강아지는 생소한 냄새와 함께 내게 일거리를 안겨주고 온 신경이 쓰이게 했다.
꼭 아궁이 속을 뒹굴고 나온 지저분한 형상의 강아지를 내가 버리거나 학대할까봐
딸과 아빠의 귀가가 빨라지고 심지어 딸아이는 수업 중간에 와서 들여다 보고 가기도 하면서 지 용돈을 온통 강아지용품에 쓰느라 내핍생활도 마다하지 않고..
그런데.. 그 못난이의 맑은 눈 ! 그리고 나갔다 들어 오면 반기는 양이 점점 싫지 않게 되면서
씻기고 안아주고 그리고 물에 젖였을 때 그 작고 연한 모습에 정이 가기 시작했다
털을 다 깍는 미용을 하고 나니 인물이 훤해지면서 강아지 냄새도 익숙해지고..
별일이라고 강아지를 기를려면 작고 귀여운 개로 바꾸라며 선물하겠다는 사람도 생겼는데 그만 이 못난이를 버릴 수 가 없게 되었다.
이 강아지 (내 딸에게 강아지라고 하면 엄청 화 낸다 이름 부르라고 찌니- 듣는다고)
그러면서 나를 기다리고 좋아서 품에 안기는
이 강아지를 염려하고 챙기는 마음이 들고 외출할때면 마음이 쓰인다.
가족이 된듯 우리 공통 관심사가 되어
오줌은 잘 가렸나 변은 좋은가
귀청소, 치솔질, 사료챙기기등 우리 가족의 화제가 늘었다.
지금 혼자 까불고 놀다 옆에서 웅크리고 잠든 모습이 애잔하고도 사랑스럽다 .
그리고
운동시키러 나갈때 이웃이 눈살을 찌푸리면 인정머리 없어 보이고
이쁘다고 관심가져주면 고맙다.
예전의 내모습은? 있는대로 눈살을 찌푸리거나 두려워했었는데...
동물을 애지 중지하는 관심을 이웃이냐 다른 사람에게 더 잘하지 하던 내 생각들도 조금 달라질 것 같다.
이 가을에 우리 가족은 "수나우져"라는
아파트에서 기르기엔 좀 크고 부산한 놈과 새로운 사랑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