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럼 따사롭고 청명한 계절에 결혼을 한지가 어느덧 26년이 흘렀다
10월 말에 결혼하고 한 달여 만인가 맏이라고 시부모님이 오셨다. 기별도 없이
성산동 시영아파트 2층에 살면서
2층을 오르내리기도 힘들게 시름시름 아프던 난 -아뭏든 몸이 성가시고 아파서 내과를 갔다가산부인과를 다녀오는 길이었고
선생님의 청천병력(?)같은 진단에 큰 시름을 안고 집에 오던중
계단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던 시부모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시아버님을 붙들고 크게 소리내어 울었다 .
" 아니 어디가 그리 아프냐" 는 물음에 "글쎄,제가 방광염이래요,아버님 흑 흑.."
시어머니 눈살이 찌뿌려 지는지도 모르고 붙들고 섧게 우는 며늘을 우리 시아버님 얼마나 난감하셨을지..
이제 귀해 주시던 아버님은 고인이 되셨고 난 이제 그 시절 시어머님의 나이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 세월만큼 어른이 된것도 아닌 것 같고..
78년 10월에 결혼한 이 신부는 올 10월에도 그 때를 그려보며 부그러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