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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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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본 용담댐


BY 수홍수 2004-10-02

    10월 1일

  

 

   찾아간곳                         전북 진안 용담댐

 

       

 

오늘만은 꼭 우리 둘 이라야 한다고 우겨서 찾아간 곳 입니다

 

 남편이 선심을 많이 썼지요

 

대전에서 금산가는 구 도로의  플로터너스 터널은 가을이 아니라도  예쁜길입니다

가끕씩 키 큰 버스가 지나칠 때면 심술쟁이 나뭇가지가 쓰다듬어 주기도 합니다

 

 댐을 향해  다가 갈수록 닦아  놓은 시골길은 고즈녁하니 조용했고 산속의 나무들은 새옷을 갈아 입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도시의 도로에는 차 들이 질주를 하지만 한갖진 산골의 도로는 내가 이름을 모르는 꽃들이 무리무리 지어있고   코스모스가 화사하게 피어있었습니다

 

길게 막아놓은 둑 안으로 많은 물이 담겨 있는 용담댐 옆에 커다란 안내표에는 용담댐의 발원지와 거쳐온 길을 적어 놓았었는데 이곳에 옮겨 적을수가 없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적어올걸 ........

 

가을이라 그런지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부부끼리  친구끼리  정을 쌓아가고  있는 사람들 틈에  옮겨다 심은 소나무는 엉성하게  쇠줄을 잡고 홀고 서기를 하는데  바람은 장난이나 하듯 소나무 가지를 살짝 살짝 흔들고 있습니다

 

한적한 벤취에 누워 하늘을 거꾸로 보았습니다

 먼 옛날 어렸을적 거꾸로 세상을 보았던 때를 생각하며 오랜만에 거꾸로 된 하늘을 보았습니다

하얀 구름속에 소나무도 지붕도 남편도 거꾸로 웃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남편 무릎베게도 베어보았습니다

 

용담댐 물 속엔 가을의 한조각이 그대로 들어 있었습니다